[이슈분석]발전용 LNG 사용량 2년째 급감…예측실패 ‘벼랑’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소비가 2년째 급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전력예비율 상승으로 민간 발전업계 가동률이 뚝 떨어진 탓이다. 우리나라 LNG 소비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발전용 수요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발전업계는 물론이고 가스공사까지 LNG 수급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정부도 관리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슈분석]발전용 LNG 사용량 2년째 급감…예측실패 ‘벼랑’

◇LNG발전소 늘어도 수요는 되레 줄어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올해 LNG 누적 판매량은 2318만4000톤으로 작년 대비 7.6%나 줄었다. 발전용 LNG 감소세는 더욱 심상치 않다.

발전용은 1103만5000톤을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가스공사는 SK E&S, 남부발전 등 일부 소비처를 제외하고는 발전용 LNG를 발전소에 직접 공급한다.

올해 초 가동한 포스코에너지 7·8·9호기와 지난해 포천파워, 안산S파워 등 대규모 LNG발전설비가 신규 수요처로 들어왔음에도 판매량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전년 대비 판매량이 10.9%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판매량이 19.1%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매월 감소했다.

최근 전력예비율 상승으로 LNG발전소 가동률이 줄어든 것이 직접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대 전력수요기인 1월, 2월, 7월 LNG 판매량마저 작년 대비 각각 11.9%, 16.3%, 26.8%나 줄었다.

이는 전력예비율 상승으로 동·하절기 전력난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올해 전력수요가 가장 많았던 지난 8월 7일에도 예비율은 16.5%에 달했다. 이는 전력시장이 열린 지난 2003년 기록한 17.1%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전력 공급이 풍부해지면서 발전용 LNG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전력 상황이 개선됐다는 긍정적 시각보다는 ‘전력 수요예측 실패’ ‘공급량 과대 증가’ 등으로 인한 비판적 시각이 우세하다.

발전용 천연가스는 전력수급기본계획상 LNG 수요전망을 참고해 장기 수급계획을 세운다.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요 전망에 연동되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전력 수급이 순환정전(2011년)과 12년 만의 최고 예비율 사이를 오가면서 발전용 LNG 수요예측은 사실상 실패했다.

우리나라 총 LNG소비량은 연간 4000만톤을 약간 밑돈다. 도시가스용은 2010년 이후 1700만~1900만톤을 오가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공장 가동률 하락과 경쟁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하락으로 산업용 수요가 빠르게 이탈하는 추세기는 하지만 그나마 예측 가능한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면에 발전용 수요는 전력상황에 비례해 널뛰고 있다. 2009년 913만톤에서 이듬해 1368만톤으로 급증한 뒤 2013년까지 매년 10% 이상 수요가 급증했다. 다시 지난해부터 2년째 곤두박질쳤다.

◇LNG 수요, 살얼음판 걷는 가스공사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가스공사의 발전용 수요 예측 오차율은 65%에 달한다. 관련 공기관 예측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오차다. 도시가스 수요예측 오차율이 -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예측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이로 인해 당시 가스공사는 스폿물량 구매로 2318억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지불했다.

현재 전력공급 과잉에 따른 LNG수요 예측 실패 우려도 업계에선 이미 수년 전 제기됐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당시 전력수요를 과다 예측했다는 지적이 수차례 나왔지만 가스공사는 정부 계획에 따라 LNG 장기 수급계획에서 도입량을 늘리는 시나리오를 택했다.

이를 두고 과다한 LNG 수요예측은 불필요한 시설 도입 등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가스공사 수급계획팀 관계자는 “발전용 수요가 급감했고 산업용은 경쟁연료인 LPG 가격에 따라 수요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수요 예측이 빗나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올해 판매량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고 있지만 장기계약물량 2300만톤과 스폿(SPOT) 구매로 수요를 맞추고 있어 수급에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더블딥?’…도시가스용도 감소

발전용과 더불어 도시가스용 판매량도 지난해부터 내리막길을 달리면서 이른바 ‘더블딥(이중불황)’ 우려가 깊어졌다. 올해 도시가스용 판매량도 작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214만6000톤으로 부진했다. 도시가스용 수요는 지난해 2013년 대비 7.2%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기준 도시가스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85년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소비 가구는 늘지 않는데 기온 상승 등으로 인해 난방용 수요가 급감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산업용은 경기 부진으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과 경쟁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가격 하락으로 수요가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신규 LNG발전소 증설 계획이 상당수 취소됐고 도시가스용 수요도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일시에 수요를 회복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공통분석이다.


표/LNG발전소 연간누계 이용률 추이 단위%

2010년 63.5%

2011년 60.4%

2012년 66

2013년 67.1

2014년 53.2%

최근 5개년 용도별 천연가스 판매현황 (단위:천톤)

자료: 한국가스공사

최근 5개년 용도별 천연가스 용도별 판매현황 (단위 : 천톤)

자료:한국가스공사

[이슈분석]발전용 LNG 사용량 2년째 급감…예측실패 ‘벼랑’

[이슈분석]발전용 LNG 사용량 2년째 급감…예측실패 ‘벼랑’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