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는 외롭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려 방문한 경기도 화성 PPI평화 본사에서 만난 이창석 상무는 자랑인지, 진심인지 알쏭달쏭한 말로 회사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요점은 세계 어디에도 100년을 보장하는 폴리염화비닐(PVC)관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PPI평화를 제외하고 없다보니 함께 산업을 키워나갈 경쟁자가 없다는 얘기다.
PPI평화는 ‘최고의 품질’과 ‘신제품 개발’ ‘인재 육성’이란 세 가지 창업정신을 내걸고 1976년 평화프라스틱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오·배수관, 상수도관, 하수도관과 각 이음관 등 배관산업 6개 전 분야 제품을 생산하는 우리나라 유일 종합 PVC관 업체다.
이 회사 제품은 상·하수도 토목과 건축(오배수·급수·급탕·소방 등) 분야 시공에 사용된다. 경기 화성과 포천, 전북 장수에서 iPVC 수도관, iPVC DH 오배수관과 이음관, 각종 맨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관재기술연구소를 만들어 자체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PPI평화는 창업 이래 PVC 배관분야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만이 세계 최우량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소신을 갖고 기술혁신을 거듭했다. 그 결과 국내외에서 188여건 산업재산권을 획득, 중소기업으로서는 독보적 성과를 거뒀다.
PPI평화에서 생산된 상·하수도관과 건축배관 자재는 국내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 제품을 PVC파이프 대명사로 여긴다.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사 납품과 일본 도큐건설·다이세이건설·시미즈건설·말레이시아 힐튼호텔 등에도 제품을 수출했다. 제2롯데월드와 평택 미군기지에 채택돼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미국 최대 상수도기업인 아메리칸워터(AW)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PPI평화의 대표 제품 iPVC를 사용하면 녹과 부식 발생없이 한번 시공으로 100년간 맑은 물을 사용자에게 안전하게 공급한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인장강도와 충격강도를 동시에 향상시켜 100년 장수명을 확보했다. ISO의 장기 내구성 평가를 통해 100년 내구성을 검증받았고, iPVC 수도배관 내진평가 결과 진도 7에 안전함도 입증됐다.
PPI평화는 주철보다 5배 강한 내충격성, 100년 수명이 검증된 iPVC 소재를 이용 타종관 대체와 신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전기·전자·통신 분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대체와 선박배관 분야 강철 소재 적용 대체 등이다. 화학·해수담수화·원자력 등 플랜트 분야에도 iPVC 사용 사례가 생기고 있다.
iPVC관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기술 NEP인증,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술·녹색기술 제품인증을 받았다. 미국국립위생규격 NSF, 미국재료협회 ASTM, 미국수도협회 AWWA 인증과, 미국방부로부터 FED 승인도 획득했다.
PPI평화는 지난해 열린 ISO 총회에서 iPVC관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표준을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1964년 ISO 정회원 국가로 가입한 지 50년, 독일에서 PVC파이프가 탄생한 지 70년 만에 새로운 표준을 발표해 참석자의 큰 관심과 국가 위상을 높였다. 8년 연구 끝에 개발한 100년 이상 수명이 보장되는 iPVC관을 국제표준으로 제시했다.
이창석 상무는 “PPI평화의 신제품 개발과 고품질 제품을 위한 연구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며 “파이프 산업과 배관설비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미래 물 산업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