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발광다이오드(LED) 칩 기판재료로 사용되는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을 정리했다.
계속되는 단가 인하와 공급 과잉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더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이 연이어 시장에 진입하면서 LED 전 공정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한 경쟁력도 떨어졌다. LED 사업 재편이 시작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최근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삼성전자 합작사인 에스에스엘엠(SSLM)에 LED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설비를 이관했다. 관련 설비는 지난달 SSLM 대구 생산라인으로 옮겼다. 장비 규모는 6인치 기준으로 월 1만2000장을 생산하는 수준이다. 웨이퍼 생산을 담당했던 LG이노텍 사파이어팀 인력은 다른 사업부로 배치될 예정이다.
그동안 LG이노텍은 LED용 에피 웨이퍼와 칩, 패키징, 모듈 등 전 공정을 수직계열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구미 공장엔 2010년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해 사파이어 웨이퍼를 생산했다. 원재료인 사파이어 잉곳은 외부에서 구매하고 와이어절단과 평면 연마 작업 등을 거쳐 LG이노텍 파주공장으로 납품했다.
LG이노텍 파주공장은 구미 공장에서 자체 생산한 사파이어 웨이퍼 외에 모노크리스탈, 한솔테크닉스 등 국내외 5곳에서 웨이퍼를 공급받아 LED 칩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LG이노텍이 6인치 웨이퍼를 적용해 칩을 생산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미 생산 물량이 없어지면서 공급업체 간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SSLM 역시 올해부터 데모버전 수준 제품 공급을 시작하면서 향후 LG이노텍 웨이퍼 공급처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LG이노텍이 웨이퍼 사업을 정리한 것은 수익 창출에 한계가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사이이퍼 잉곳 가격은 물론이고 웨이퍼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지난해 하반기 애플이 아이폰에 사파이어글라스를 전면 커버글라스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무산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현재 관련 업체 대부분이 손익분기점(BEP)을 밑도는 수준에서 제품 거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부 자체 생산보다 외부에서 공급받아 칩을 생산하는 게 원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더 이점이 많아졌다. 6인치 사파이어 웨이퍼 공급업체가 많아진 점도 사업 이관 배경 중 하나다
웨이퍼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LG이노텍에서 사용하는 6인치대 대구경 웨이퍼 가격이 2인치, 4인치보다 상대적으로 가격하락폭이 적었기 때문에 LG이노텍 공급권을 놓고 업체 간 경쟁했던 것”이라며 “향후 LG이노텍을 비롯해 국내 주요 LED칩·패키지 업계가 적자인 LED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구조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LG이노텍 LED 사업은 지난해 3분기 2837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해 올 3분기 1887억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 LED 사업 매출 추이>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