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10년내 세계 1위 매장 목표". 재승인 의식

연말 면세점 유치 전쟁을 앞두고 롯데가 다급해졌다. 신세계·두산·SK네트웍스 등 경쟁사 잇단 공세로, 서울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월드타워점은 면세점 업계 ‘약체’로 평가된다. 소공점 지난해 매출이 1조9763억원이지만 월드타워점은 소공점 매출 4분의 1 수준인 4820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롯데 ‘오너리스크’, 롯데홈쇼핑 재승인 조작 문제, 독과점 논란으로 반대에 나선 소상공인연합회 등까지 겹쳐 월드타워점이 재입찰로 면세점 사업을 수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롯데면세점은 이런 여론을 의식해 월드타워점을 2020년 1조5000억원, 2025년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4일 발표했다. 10년 내 세계 1위 매장으로 성장해 동북아 랜드마크 면세점이 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재승인을 의식한 여론 총력전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향후 5년간 월드타워점에 1조2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내년 하반기 타워 완공 시점에 맞춰 매장 규모를 국내 최대인 3만6000㎡로 확대한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월드타워점은 기획단계부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춘 곳”이라면서 “세계적인 랜드마크 면세점으로 육성시켜 소공동 본점을 능가하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공연·문화·관광·쇼핑 등을 원스톱으로 경험할 수 있는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롯데면세점은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부티크 플래그십 스토어와 테마형 고객 휴식공간도 구비했다. 버스 200대와 승용차 6043대 주차가 가능한 공간, 인근 지하보행광장과 차도 건설 등 교통 인프라 개선사업에도 50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계획이 이행되면 월드타워점은 향후 5년간(누적 기준) 외화수입 5조원, 부가가치 창출 4조8000억원, 직간접 고용창출 2만7000명(2020년 기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이 기간 월드타워점·롯데월드·롯데몰 등 월드타워 단지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누적 28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남권 부족한 관광자원 확보에도 나선다. △석촌호수에 123m 높이(예정) 대형 하모니 음악분수 △123층, 지상 500m 전망대 △1200억원을 투자한 국내 최초 빈야드 클래식 전용홀 △세계 최대 스크린 아시아시네마 멀티플렉스 △국내 최장(85m) 수중터널 아쿠아리움 △414m 높이 6성급 호텔 △롯데월드어드벤처 등 인근 시설과 연계해 강남권 최대 관광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소 브랜드 매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 월드타워점 내에는 중소·중견 브랜드 매장 면적을 지금의 2.3배인 3000㎡ 규모로 확대, 국내 최대 규모 중소브랜드 매장인 ‘K­스토어’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200억원 규모 협력업체 동반성장 펀드 조성과 사회적 기업·청년벤처기업 중 우수브랜드 발굴·판매, 해외시장 동반진출 지원 등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