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300억 금융IT 잇따라 나오지만, 제안업체 적어…대기업 쏠림과 저가 사업 원인

한국수출입은행과 저축은행중앙회가 잇따라 300억원 규모 차세대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 수행 사업자가 부족해 두 사업 모두 단독제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는 공금융 차세대 프로젝트는 현실적으로 사업 수행이 가능한 중견 IT서비스기업이 적다. 금융 차세대 구축 역량이 중견 IT서비스기업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10일 제안서 제출 마감인 331억원 규모 수출입은행 ‘신EXIM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은 대우정보시스템 단독 제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350억원 규모인 저축은행중앙회 차세대 프로젝트는 SK주식회사(옛 SK C&C)만 제안 준비를 한다.

수출입은행은 공금융기관으로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개정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을 적용 받는다. LG CNS와 SK 등 대기업은 참여할 수 없다. 현재 수출입은행 신EXIM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참여를 준비한다고 밝힌 곳은 대우정보시스템이 유일하다. LIG시스템·쌍용정보통신 등 중견 IT서비스기업은 제안하지 않는다.

제안업체가 적은 것은 중견 IT서비스기업 중 대우정보시스템을 제외한 대부분은 금융IT 사업 수행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과거 쌍용정보통신이 금융IT사업을 추진했지만 지금은 공공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LIG시스템도 신종현 대표가 과거 LG CNS에서 금융사업본부장을 역임했지만, 아직 내부에 금융IT 수행 역량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나마 대우정보시스템이 금융IT 수행경험을 갖고 있다. 수출입은행 신EXIM정보시스템 구축 1단계 사업을 수행했다. 우리은행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친애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도 구축했다. 대우정보시스템 관계자는 “캐피털·여신·소비자금융 등 제2금융에서 은행 등으로 금융사업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세대 사업도 제안 준비 업체가 많지 않다. LG CNS는 진행 중인 농협과 광주은행 대형 IT사업에 집중한다. 한화S&C 등 그룹 계열 중견 IT서비스기업은 사업 제안을 하지 않는다. 현재 SK만이 준비한다.

IT서비스업계는 저축은행중앙회 차세대 프로젝트 예산이 턱없이 낮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 차세대 프로젝트는 500억원 규모로 도출됐는데 중앙회가 이보다 적은 350억원 사업으로 발주했다”며 “수익 확보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수백억 사업이 발주돼도 제안업체가 없는 것은 국내 금융IT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중견 IT서비스기업이 적기 때문이다. 과거 금융IT 사업을 삼성SDS·LG CNS·SK 등 대기업이 대부분 수행해 중견 IT서비스기업은 이렇다 할 수행경험이 없다. 한화S&C·아시아나IDT 등이 계열 2금융사 통해 수행경험을 갖고 있지만, 계열사가 없는 중견IT서비스기업은 턱 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금융IT사업 예산이 과거보다 적어 수익성이 악화된 것도 원인이다.


[표]하반기 중형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 발주현황

자료:업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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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