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LPG 가격 두달새 100달러 가까이 급등...업계, 공급가 인상 ‘고심’

우리나라 액화석유가스(LPG)가격 기준이 되는 국제가격(CP)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올랐다. 하락기조가 1년 넘게 이어져왔지만 연중 최대 수요기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반등하는 모양새다. LPG 수입사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달 국내 공급가를 동결한 상황을 감안하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LPG 중고차 일반인 구입을 허용하는 법안 처리가 진행 중인 상황이 부담이다.

◇LPG 하락세 ‘일단 멈춤’

CP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정하는 11월 프로판·부탄 가격은 톤당 각각 395달러, 435달러다. 전달 대비 35달러, 70달러 급등했다.

지난달 인상을 포함하면 두 달 새 프로판은 80달러, 부탄은 90달러나 올랐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아람코는 지난해 10월, 11월 CP를 두 달간 100달러 넘게 내렸다.

당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내리면서 CP도 연동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는 최대 수요철인 동절기를 맞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가 박스권을 오가면서 LPG가격도 하락 일변도 흐름에서 벗어났다. 1년간 이어져온 하락세가 멈추게 됐다. 지난해 1월 부탄 기준 CP는 톤당 1020달러였다. 570달러까지 하락한 채 지난해를 마무리했다. 올해 2월, 4월, 5월 인상했지만 최대 10달러에 불과했다. 동절기를 감안해도 두 달간 인상폭을 보면 하락 분위기가 끝나고 보합·반등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상황이 LPG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며 “동절기에 매달 단계적으로 상승한 과거 사례가 올해도 연출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입사 결정은?

12월 국내 LPG가격 기준 역할을 하는 지난달 CP 인상으로 수입사인 SK가스, E1도 다음달 국내 공급가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수입사는 올해 4월을 제외하고 줄곧 인하, 동결을 유지해왔다. 차량용 부탄 가격은 E1 공급가 기준 1월 리터당 793.7원에서 이달 673.4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두 달간 인상폭을 감안하면 공급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도 공급가를 동결했고 두 달 연속으로 LPG 국제가격이 25% 이상 올라 12월 국내 공급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인상폭 결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모습을 보면 CP인상분을 그대로 반영하기 보다는 소비자 정서를 감안해 단계적 인상을 택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더 크다. 특히 최근 LPG수요가 빠르게 이탈하는 상황서 낮은 가격이 버팀목 역할을 해온 상황도 염두하지 않을 수 없다.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 처리가 논의되는 상황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일반인 중고 LPG차 이용을 허용하는 개정안 처리를 논의 중이다. 국회 파행으로 심사가 연기됐지만 LPG업계 숙원인 사용 제한 완화 단초여서 관심이 쏠리는 사안이다.

LPG업계에선 개정안 처리 결과와 맞물려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CP에 따라 국내 공급가격을 결정하는데 최근 개정안 처리 등 외부 상황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법안이 통과된 상태서 공급가를 인상하면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자료:국제 LPG 거래시장 취합

국제 LPG 가격 두달새 100달러 가까이 급등...업계, 공급가 인상 ‘고심’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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