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자 참여 국제공동연구팀, 반물질 간 인력 작용 세계 첫 규명

유인권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기존 입자처럼 반입자 간에도 서로 당기는 인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반물질의 생성과 진화(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4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국내 과학자 참여 국제공동연구팀, 반물질 간 인력 작용 세계 첫 규명

20세기 초 원자핵 발견 후 핵입자와 이를 구성하는 쿼크가 발견됐다. 반물질(반입자)인 반쿼크 존재도 확인됐고, 이를 기반으로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에 관한 표준모형을 확립했다.

이어 반쿼크 3개로 구성된 반양성자 발견, 최근에는 가장 무거운 반물질 원자핵인 반헬륨원자핵4의 존재와 질량까지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반물질 간 상호작용은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었다.

반물질 간의 인력 등 상호작용을 규명하려면 반물질의 물리적 성질(질량, 전하량 및 운동량)을 먼저 측정하고, 이 물리적 성질 간 상호 간섭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연구팀은 미국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BNL)의 상대론적 중이온충돌가속기(RHIC)를 이용해 이 같은 측정과 간섭 효과를 확인했다. 금원자핵을 입자 당 2000억 전자볼트 에너지로 충돌시켜 반물질을 생성했고, 검출장치를 이용해 물리적 성질을 정밀 측정한 결과다.

생성된 반양성자와 양성자를 이용해 물질, 반물질간 상호 간섭효과를 직접 비교했고, 기존 양성자 사이의 상호작용과 반양성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차이가 없음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물질 대칭성 확인에서 더 나아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반물질 간 상호작용을 측정·확인한 것이다. 물질 간, 반물질 간 상호작용의 대칭성 연구는 물론 향후 반물질 연구와 초기 우주 상태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인권 교수는 “최초 우주에 동일한 양으로 생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반물질이 어떤 경로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과학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며 “반물질로 구성된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공동연구팀에는 유 교수와 오근수 박사과정생, 장행진·노서영 KISTI 슈퍼컴퓨팅센터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