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대금 산조와 북소리로 우울증 및 알레르기 쇼크 치료 성과 거둬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기자] 한국 전통의 대금 산조 중 진양조 장단으로 우울증을 치료하고, 전통 북소리로 알레르기 쇼크(아나필락시스)를 치료할 수 있는 의학적 연구를 증명한 바이오벤처기업과 대학 등 산학공동 연구팀이 성과를 거두고 있어 화제다.

한국전통의학연구소(연구소장 황성연)는 최근 경희대학교 김형민 교수 연구팀 및 호서대학교 정현자 교수 연구팀(공동연구팀)과 관련 동물실험 증거를 바탕으로 미국 특허 출원을 완료, 현대인의 우울증 및 알레르기 쇼크 치료제로서의 안전성·유효성 검증과 더불어 항우울증치료 천연물신약 후보물질(KBMSI-4785) 임상2상 추진으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동물 실험 결과, 대금 소리를 들려주지 않은 대조군 실험쥐 그룹에 비교하여 진양조 장단의 대금 소리를 30분간 들려준 시험군 실험쥐 그룹에서는 뇌에서의 뇌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의 발현이 1.5배 정도 촉진됐고,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의 발현도 10배 이상 촉진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혈중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대금 소리를 들은 시험군 실험쥐그룹에서만 유의적으로 감소되었다. 양성대조군으로서 기존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fluoxetine) 약물을 투여한 그룹에서도 대금 산조를 들려준 그룹과 유사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여, 대금 산조의 진양조 장단이 약물을 투여한 경우와 유사한 수준으로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로토닌은 뇌에서 생성되며 우리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이며, 도파민은 에너지와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뇌 화학물질이다.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는 뇌에서의 신경 성장 요인으로서 주요 기억 조절인자로 작용하며, 우울증, 치매, 알츠하이머 질병의 환자들에서 그 발현이 낮음이 확인된 바 있어 이러한 질병의 치료제중 일부는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의 발현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작용기전으로 둔 것들도 있다.

공동연구팀은 현재 항우울치료제는 복용 후 최소 3주 정도로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것과, 이러한 약물의 작용기전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적응 메커니즘이 나타나며, 흥분, 불안증, 성기능 장애, 몸무게 증가 등과 같은 부작용의 단점이 있는 반면, 대금 산조의 진양조 장단은 오래 전부터 우리가 들어 왔던 전통의 소리이므로 이러한 단점을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동연구팀은 임상시험을 통해 대금 산조의 우울증 치료제로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학계에서는 우울증은 슬픔, 상실감, 분노, 좌절감 등의 기분 변화로 인해 현대인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병으로서 사회적 고비용 부담 질병 제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병율이 6%로서 1억 2천만 명의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들 중 1/5만이 현재의 약물로 치료되고 있는데, 특히 우울증 환자의 10~15%는 자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직간접적인 경제적 사회적 손실이 매우 높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항우울증 시장 규모는 194억 달러에 이르며, 유사 표적으로 처방되고 있는 향정신병치료제를 포함하면 430억 달러 규모로서 항암제에 이어 두 번째 규모이다.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IMS health 2010년 인용 자료에 의하면 세계 20대 의약품 중 우울증 치료제가 3개가 포함돼 있으며, 10억 달러/년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약물로 7개나 될 정도로 시장성이 높은 글로벌 의약품이다.

알레르기 쇼크(아나필락시스)는 음식 (메밀국수, 땅콩 등), 생물 독 (벌 등), 약물 (페니실린 등 항생제)에서 기인하는 전신성의 심한 알레르기 반응으로서, 발생하면 저산소증에 따른 뇌 손상이 유발될 수 있으며, 혈관 확장에 따른 저혈압 및 호흡 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공동연구팀의 동물 실험 결과, 라디오 소리와 같은 백색소음을 노출시킨 대조군 실험쥐 그룹에서는 알레르기 쇼크 (아나필락시스) 유발 후 치사율이 82%인데 반해, 연주음악 형태의 북소리를 5분간 들려준 시험군 실험쥐 그룹에서는 44%의 치사율로 나타나 그 유효성을 검증했다. 공동연구팀은 특히, 뇌 조직 분석에서는 대조군에 비교해 시험군 그룹에서는 북소리 들려준 것에 의해 급성 쇼크사와 저혈압 등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분비가 13% 감소한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또한 저산소증과 연결되는 단백질(hypoxia-inducible factor 1-alpha, HIF-1α)의 발현도 북소리를 들은 시험군 실험쥐 그룹에서 3배 정도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두 건의 미국 특허 출원을 통한 공동 연구결과로서 전통의 소리들을 활용한 우울증 및 알레르기 쇼크 치료제 개발을 위하여 전 임상 보완 실험과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연구팀은 더불어 항우울증 천연물신약 후보물질(KBMSI-4785)이 내년 상반기 임상2상 시험에 진입할 예정임에 따라 창조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융합기술개발을 통한 우울증 및 알레르기 쇼크 분야 혁신신약 개발의 선도자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통의학연구소 황성연 박사는 “기존의 클래식음악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는 있지만 국악의 의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금산조와 북소리가 동물실험에서 뇌신경계 및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뇌신경, 혈압, 심장박동 등에 영향이 미침을 확인함에 따라 임상시험 방법을 모색 중이며 항우울치료제 천연물신약 후보물질인 KBMSI-4785가 내년에 임상2상 시험에 진입할 예정임에 따라 국악을 활용한 신경정신분야 치료제와 더불어 융·복합 연구를 통한 새로운 천연물신약 개발 분야에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