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포스터치`, 어디까지 세 확장하나

[이슈분석] `포스터치`, 어디까지 세 확장하나

아이폰6S 시리즈의 핵심 병기 ‘포스터치’가 스마트폰 터치 기술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당초 소비자 기대 수준에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논쟁이 일었지만 국내외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물밑으로 포스터치 기술 채택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정전식·감압식 터치 기술 중심 터치스크린패널(TSP) 업계 지각변동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포스터치, 스마트폰 소비자 매료시키다

지금까지의 터치 기술은 단순했다. 손가락이 닿으면 터치가 되고 떨어지면 터치 기능이 되지 않았다. 이진법이었다. 하지만 아이폰6S에 새롭게 탑재된 포스터치는 누르는 압력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 애플워치와 12인치 맥북에도 적용된 바 있지만 아이폰 시리즈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슈분석] `포스터치`, 어디까지 세 확장하나

기술적으로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와 패널 사이에 센서를 설치해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미세한 물리적 거리를 인지하는 원리다. 애플은 포스터치를 ‘3D터치’로 새롭게 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라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보다 훨씬 세련된 터치감은 물론이고 압력의 방향까지도 읽어낼 수 있게 했다. 포스터치보다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의미에서 3D터치로 선보였다.

이 기술은 iOS9와 결합으로 사용자경험(UX)이 배로 향상됐다. 포스터치가 적용되면서 아이폰6S에서 모든 메뉴 기능들에 대해 미리보기가 가능해졌다. 터치한 후 힘을 더 주면 미리 화면 보여준다. 열지 않고도 슬쩍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게다가 미리보기 기능에서 힘을 더 세게 주면 곧바로 해당 화면으로 연결된다. 하나의 터치 동작만으로 미리보기와 최종 연결이 가능한 것이다. 연결과 뒤로가기를 반복해서 끊임없이 터치해야 하는 작업이 없어졌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였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를 보다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포스터치 적용에 따른 변화에 소비자들이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익숙해지면서 기능 변화의 가치를 크게 인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관련 기술에 대한 API를 공개했다”며 “앞으로 더 획기적인 응용 기능들이 탄생하면 포스터치와 3D터치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샤오미도 ‘만지작’

애플에 이어 국내외 주요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애플 아이폰6S에 탑재된 3D터치 기능과 비슷한 기술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신제품 메이트S에 포스터치 기술을 적용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차기작인 갤S7에 포스터치 기능을 적용할지가 초미 관심사다.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최근 ‘터치 입력 장치 및 이를 갖는 전자 장치’ 특허를 지난해 출원했고 최근 공개했다. 터치 압력에 따라 영어 대소문자 등을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삼성의 차기 스마트폰에 포스터치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지만 아직까진 확실치 않다.

삼성이 지난해 출원한 `터치 입력 장치 및 이를 갖는 전자장치`라는 명칭의 기술.
삼성이 지난해 출원한 `터치 입력 장치 및 이를 갖는 전자장치`라는 명칭의 기술.

중국 샤오미도 차세대 플래그십 ‘미5’에 유사 기능의 터치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도 최근 화면에 가해지는 압력과 면적을 인식해 기능을 수행하는 포스터치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7과 미5의 출시 시점 등을 감안하면 포스터치 기술이 당장 적용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3D터치, 포스터치는 어느 정도 사용자 경험과 습관이 필요하지만 빠르게 대중적인 기술로 안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침체빠진 TSP 산업 구원투수 될까

포스터치 기술이 침체에 빠진 TSP 산업에 구원 투수가 될지도 업계 관심이다. 국내 TSP 산업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폭발적인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들어 중국, 대만 등 TSP 업체들에 안방 자리를 내줬다.

향후 포스터치, 3D터치 등이 주류 기술로 확산되면 TSP 산업뿐 아니라 관련 후방 소재 시장에도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터치 시장 확대에 따라 관련 터치 소재도 기존 인듐주석산화물(ITO)에서 은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나노와이어는 기존 ITO 소재 대비 저항이 낮고 특히 저온 공정이 가능해 터치감도 향상과 소비 전력 감소 등에 강점이 있다.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 현재 여러 대안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은나노와이어가 상용화에 더 근접해 있다. 애플 역시 터치 감도 향상을 목적으로 은나노와이어 적용을 계속해서 검토 중이다.

TSP 업계 관계자는 “국내 TSP 산업이 중국과 대만에 뒤처진 것은 그동안 기술 개발과 혁신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며 “3D터치 기술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련 소재·모듈 시장에서 다시 한번 기술 선두 업체로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