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에 흔한 충수염, 소화기 질환으로 헷갈리면 안돼

젊은층에 흔한 충수염, 소화기 질환으로 헷갈리면 안돼

[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충수염은 대장과 소장이 만나는 인접 부위에 위치한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겨 발병하는 질환으로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맹장염’으로 잘 알려진 질환이다.

주로 만성보다 급성으로 나타나며 특히 급성 충수염은 젊은층 연령에서 자주 발병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조사한 결과 급성 충수염의 연령별 환자 수는 남성 12%, 여성 9% 비율로 남녀 모두 10대에서 가장 높았으며 20~39세 젊은 층 환자들의 수도 남성 2만 5,621명, 여성 2만 4,898명으로 각각 17%에 달했다.

젊은층 발병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계에서 보듯 주로 젊은층의 발병이 많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는 연령이라면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급작스런 발병에 대비할 수 있다.

충수염의 초기 증상은 사람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대부분은 명치나, 복부 중앙에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체한 듯 더부룩한 느낌을 받거나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욕 소실, 변비, 설사도 흔히 발생할 수 있어 급체나 장염등 자칫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랫배에 통증이 느껴지며 맹장 부위인 오른쪽 아랫배 부분이 아프기 시작한다. 이 경우 염증이 계속 진행돼 복부 전체 압박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이를 방치할 경우 총수가 터져서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진단 즉시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민병원 복강경수술센터 성종제 원장은 “일반적으로 복부 오른쪽 통증 시에만 맹장염으로 생각하는데 초기에는 체한 듯한 증상이 대부분이고, 빠른 시간에 수술하지 못하면 염증이 곪아 터져 천공이 생기거나 가장 위험한 합병증인 복막염으로 악화될 수 있어 진단 즉시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며 “별다른 예방법이 없고 발병 즉시 초기에 빨리 발견해 수술하는 것이 입원 기간도 줄일 수 있고 회복도 빠르다”고 전했다.

충수는 남녀를 불문하고 오른쪽 아랫배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시각각 증상이 변하고, 가끔 선천적으로 신체구조가 바뀌어 예상치 못한 위치에 있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급성 장관막 림프절염이나 급성 위장염은 급성 충수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

충수염은 약물치료가 아닌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완치 방법이며 최근에는 배꼽에 구멍을 뚫은 뒤 카메라와 도구를 넣고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 하고 2~3일 정도 입원 치료 후 통원 치료할 수 있으며 2주 이내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성 원장은 “충수염은 대부분 잘 알려진 질환인 만큼 간단한 수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칫 수술 시기를 놓치면 대장을 절제하거나 혹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라며 “충수가 터진 상태에서 수술이 이뤄질 경우 곪은 충수가 터지면서 고름이 형성됐거나, 복막염으로 진행돼 배를 절개해서 수술해야 할 상황에 놓이면 사망 위험도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