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암세포가 있는지 빠르고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혈중암세포 측정기술이 개발됐다.
한기호 인제대 나노융합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혈중암세포를 살아있는 상태로 분리할 수 있는 세포분리기술과 분리한 암세포를 전기적 방법으로 실시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혈액 속에 있는 모든 암세포를 10분 이내에 측정 가능한 것이 이번 기술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혈액 속 암세포와 쉽게 결합하고 전기가 잘 흐르는 고전도성 물질인 그래핀(graphene) 입자를 주입한 결과, 혈액 내 희귀하게 존재하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 표면저항이 줄어드는 현상을 찾았다.
그래핀이 붙어 정상 혈액 세포보다 전기전도도가 높아진 암세포가 전극 사이를 지나면 전기저항이 작은 암세포를 94% 이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번 기술은 혈중암세포를 전기적 방법으로 선별할 수 있어 앞으로 휴대용 자가 암 진단기기 개발을 위한 주요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분리한 혈중암세포를 이용해 암 유전분석이 가능해 분자 수준에서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용화된 혈중암세포분리 기반의 암 진단 방법은 100만원 가량 드는 비싼 진단 비용과 번거로운 측정 탓에 국내 도입이 어려웠다.
한 교수는 `이번 기술을 상용화하면 병원과 보건소에서도 간편하게 조기에 암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백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혈중암세포 측정기술을 이용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과학 학술지 `분석 화학(Analytical Chemistry)` 9월호에 실렸다.
김해=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