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카락 두께 2000분의 1 이하 초정밀·초미세 가공이 가능한 기술이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됐다. 약물을 전달하는 뇌혈관 스텐트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은 박종권 초정밀시스템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재료에 상관없이 50㎚ 이하 가공 오차 범위를 나타내는 하이브리드 가공 시스템 원천 기술을 상용화했다고 10일 밝혔다.
50㎚는 머리카락 굵기 2000분의 1 수준이다. 이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2009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진행됐다.

이 기술은 나노미터급 정밀도를 기반으로 기존 기계가공 공정인 밀링, 레이저 가공, 초음파 진동, 연삭, 방전 등을 복합적으로 수행한다. 가공이 어려웠던 단단한 재료들도 초정밀, 초미세 가공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장비에 50㎚ 이하 가공오차를 가진 모듈을 탑재했다. 이송계오차 범위도 같은 50㎚다. 센서가 오차를 자동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 정밀도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공할 때 사용하는 공구도 여러 공정을 동시 진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스핀들(회전축)로 개발했다. 가공 시 0.01℃ 수준으로 미세 온도제어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연구진은 또 자동차 부품 처럼 가공하기 어려운 난삭재를 가공정밀도 1㎛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초정밀 하드터닝·연삭 하이브리드 가공 장비도 개발했다. 이송계가 10㎚씩 미세하게 움직일 수 있는 ‘비전도성 방전·연삭 하이브리드 가공 장비’도 개발했다. 이 장비는 직경 0.5㎜ 이하 다이아몬드 공구도 가공할 수 있다.

박종권 책임연구원은 “IT, ET, BT 산업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첨단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