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하려면 강력한 보안 안전성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참여자 간 오픈 이노베이션이 이뤄져야 한다.”
11일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2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 윤성준 인터파크 상무는 ‘첫 핀테크 사업모델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조건’에 대해 발표했다.
인터파크는 SK텔레콤, IBK기업은행, 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YFG) 등 15개 회사와 컨소시엄 형태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윤 상무는 “인터넷전문은행은 1995년 미국에서 처음 나와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발전 중”이라고 전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1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비대면이며 오프라인 접점 없이 고객을 모았다. 2세대는 스마트폰, 빅데이터로 모바일에 기반을 둔다.
윤 상무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접점이 없는 만큼 고객에게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대신 비대면 서비스로서 편리하고 직관적 상품 구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금리로 수신을 많이 확보했지만 여신을 빨리 확대하지 못했고 무리한 자산운용으로 결국 수익창출에 실패했다.
윤 상무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하려면 ‘예대 마진’ 위주 수수료 수익 말고 다른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모회사 역량 기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영국 에그뱅크는 다양한 금융상품 교차판매로 수익을 확대하고 일본 라쿠텐은행은 그룹 내 전자상거래 결제 계좌 활성화 및 복권 사업 등 신규 수수료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성공했다.
윤 상무는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을 모기업 업종에 따라 △SNS플랫폼형 △증권형 △통신형 △커머스형 크게 네 가지로 구분했다. 그는 이 중에서 고객 소비생활과 연관성이 높은 커머스형 인터넷 전문은행 재무성과가 가장 탁월하다고 분석했다. 은행에서 전이된 고객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 각각의 채널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나 포인트 등 커머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 상무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제대로 된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가지고 시장에 정착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며 “커머스형 대표 모델이 라쿠텐 은행이며 이는 인터파크 은행의 모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독일 피도르 은행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용한 참여와 공유로 기존 은행과 차별적 가치를 만들어간다고 사례로 들었다. 고객 질문, 조언, 상품 아이디어 제안 등을 채택하고 보상을 주는 형태로 고객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다.
윤 상무는 해외 사례에 비춰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성공 조건을 △강력한 보안체계 △안정적 사업운영 △확실한 차별성·혁신적 편의성 △오픈 이노베이션 은행으로 정리했다. 그는 보안을 강조하며 “기존 은행은 해킹 사고 등에서도 버틸 수 있지만 신설 은행에서는 사고 하나가 매우 위험하다”고 전했다.
윤 상무는 “금리절벽을 맞는 중신용자를 타깃 고객으로 설정하고 이들이 현재 이용하는 20~30% 금리가 아니라 좀 더 낮은 10%대 금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 시장이 25조원인데 10%만 절감해줘도 2조5000억원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상무는 중신용자 대출을 위해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이 중요하며 다양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에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통신사, 은행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가진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기업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배경이 됐다.
윤 상무는 “기존에 쓰고 있던 상환이력 정보, 부채 정보 등과 같은 부정적 정보가 아닌 긍정적 정보가 필요하다”며 “그 사람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고 장바구니에 무엇을 담고 뮤지컬을 얼마나 보는지 등을 잘 분석해서 신용도와 매칭하면 충분히 가능성있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하려면 혁신 서비스를 혼자 다 만들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기존 모회사 역량을 적극 받아들이고 다양한 핀테크 참여자끼리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지난 7월 1차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황이며 예비인가 여부가 다음 달 발표된다. 예비 인가와 내년 1월 본인가를 통과하고 6개월 후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초에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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