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유닉스 서버시장에서 업체 간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다. 뒤처졌던 오라클이 신제품 출시로 총력전을 선언했다. IBM, HP도 대응 전략을 마련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IBM, HP, 오라클 등 유닉스 서버 3사는 줄어드는 시장을 방어하고 x86서버 고객을 유치하는 움직임에 분주하다. 각 업체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간판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양보 없는 경쟁을 예고했다.
2분기 국내 유닉스 서버시장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 추락한 약 648억원으로 추정된다. 갈수록 대형 프로젝트가 사라지며 성장을 견인할 동력을 상실했다. 업체별 점유율은 한국IBM이 42%, 한국HP가 34%, 한국오라클이 24%를 차지했다.
시장이 위축됐지만 업계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1조원이 넘는 국내 서버시장에서 유닉스 영역은 여전히 40%에 육박한다. 서버와 함께 공급하는 SW·서비스 매출도 무시할 수 없다.
IBM 독주체제가 주춤한 국내시장에서 한국오라클이 선전포고했다. 회사가 공개한 새로운 유닉스 서버 프로세서 ‘스팍 M7’은 보안과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중앙처리장치(CPU) 실리콘 안에 침입 보호와 암호화 기술은 물론이고 데이터 분석 엔진도 탑재했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오라클이 국내 유닉스 시장 하위권에 있지만 최근 두 분기를 보면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며 “신제품은 경쟁사와 비교해 최대 절반 수준 가격에다 성능은 20여개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어 영업만 잘한다면 내년 상반기 시장 1위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최하위권 한국오라클이 신제품 출시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자 선두주자 한국IBM과 뒤를 잇는 한국HP도 바빠졌다. 시장이 줄어든 탓에 대형 프로젝트 수주 여부에 따라 순위가 뒤바뀐다. 1위권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한국IBM과 한국HP는 내년 ‘파워8 플러스’와 ‘아이테니엄 킷슨’이라는 신규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각각 내놓는다. 핵심업무(미션크리티컬) 영역에 맞춘 보안과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성능, 리눅스 고객을 겨냥한 유연성에 초점을 맞춘다.
두 업체는 한국오라클 신제품 출시 효과를 차단하고자 제품 교체수요 발굴과 금융권 영업 강화, x86서버 고객 유치 등을 중점 추진한다. 이르면 올 연말 발주되는 우리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에 전력을 기울인다. 한국오라클은 제1금융권 핵심 업무 영역에 유닉스 제품을 공급한 사례가 드물다.
두 회사는 시장 주도권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IBM 관계자는 “3분기 국내 유닉스 서버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획득하며 독보적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HP 관계자도 “시장 하락 속도에 비해 HP 유닉스 서버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양호한 상태”라며 “우리은행 차세대 사업 등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사업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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