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롤, BJ방식 3D 프린터 국산화 성공

멀티 노즐을 사용해 대형 제품을 빠르게 출력할 수 있는 접착제 분사형(BJ:Binder Jetting) 3D 프린터가 국산화된다.

BJ방식 3D 프린터는 액체 접착제를 파우더에 분사해 붙여 나가는 방식이다. 출력물 크기와 사용 소재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보통 대당 10억원을 호가한다. 미국 3D시스템즈와 엑스원(ExOne), 독일 복실젯(Voxeljet) 등 외국에서도 일부 선진기업만 생산하고 있다.

CNC 및 3D 프린터 전문업체 센트롤(대표 홍순환)은 대만 제트프린터 단색 바인더와 석고가루를 사용해 최대 150×150㎜ 크기에 96dpi 정밀도로 출력할 수 있는 BJ방식 3D 프린터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센트롤이 제작한 BJ프린터 시제품. 12개 노즐을 탑재, 150×150㎜ 크기 조형물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센트롤이 제작한 BJ프린터 시제품. 12개 노즐을 탑재, 150×150㎜ 크기 조형물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이로써 센트롤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BJ방식 3D 프린터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시제품에는 12개 노즐을 사용했지만 이후 302개 노즐을 탑재해 최대 출력 크기를 600×400㎜로 확대하고, 컬러 잉크를 접착제로 사용해 출력물을 컬러로 프린트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개발, MIT 특허가 풀리는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3D시스템즈 ‘Project x60’ 시리즈 호환기종이지만 가격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보급형으로 개발 중이다.

BJ방식 3D 프린터 내부 회로
BJ방식 3D 프린터 내부 회로

내년 하반기에는 노즐 수를 2000개 이상으로 늘려 출력 크기를 1800×12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 현장에서 양산용 장비로 활용할 수 있는 크기다.

BJ방식 3D 프린터는 하나 또는 두 개 노즐이 입력한 프로그램에 따라 로봇 팔처럼 움직여 소재를 녹여 붙이는 방식과 달리 한꺼번에 수백 개 노즐이 움직이기 때문에 프린팅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석고가루 위에 접착제를 분사하는 형태로 적층한다. 프린팅을 마친후 주변 석고가루를 털어내면 완성품을 얻을 수 있다.
석고가루 위에 접착제를 분사하는 형태로 적층한다. 프린팅을 마친후 주변 석고가루를 털어내면 완성품을 얻을 수 있다.

2D 잉크젯 프린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보면 된다. 다만 인쇄용지 대신에 파우더 형태 다양한 소재를 도포하고 그 위에 접착제를 분사해 적층해 나가는 형태다. 한 번 도포한 소재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별도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무너져 내리지 않고, 색상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

센트롤이 제작한 BJ방식 3D 프린터 시제품으로 제작한 출력물
센트롤이 제작한 BJ방식 3D 프린터 시제품으로 제작한 출력물

노즐 수가 많아질수록 접착제 분사 면적이 넓어져 출력 속도를 높이고 출력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노즐 수를 수천 개로 늘리면 마치 스캔하듯이 면 단위로 적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주승환 센트롤 부회장은 “이번 BJ방식 3D 프린터 개발은 초고속·초대형 프린팅을 가능하게 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로봇과 적절히 융합하면 주물과 금형 대량 생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