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수요자원시장 개설 1년-전기차·ESS도 씽씽 달렸다

[이슈분석]수요자원시장 개설 1년-전기차·ESS도 씽씽 달렸다

우리나라 에너지신산업 대표 업종인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 생태계가 조금씩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전기차는 올해 말이면 전국 보급대수 약 6000대에 육박하고 ESS는 한국전력 주파수조정(FR) 구축 사업 경험에 바탕을 두고 중소·대기업 글로벌 시장경쟁력까지 확보한 상태다.

한국전력은 정부 에너지신산업 정책에 따라 지난해 6250억원을 들여 2017년까지 총 500㎿ 규모 ESS로 기존 발전소 FR용 예비력을 대체한다. 지난해 서안성변전소(28㎿)와 신용인변전소(24㎿) 두 곳에 52㎿ 규모 FR용 ESS를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200㎿ 규모 ESS를 신계룡변전소 등 여덟 곳에 구축한다.

사업에는 전력변환장치(PCS) 분야 8개사, 배터리 분야 6개사가 참여해 컨소시엄 참여기업 기준으로 21개사가 신규 시장을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글로벌 기업 LG화학·삼성SDI뿐만 아니라 코캄·이엔테크놀로지 등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FR용 ESS 시장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ESS 시장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난 9월 한국남동발전이 영흥화력본부 풍력발전단지(발전량 46㎿)에 16㎿h 규모 ESS를 구축하기로 하고 보성파워텍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날씨에 따라 발전 기복이 심한 신재생에너지원과 ESS가 융합된 첫 사례다.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등도 대규모 ‘신재생에너지+ESS’ 구축사업에 나서고 있어 시장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 보급은 다소 더딘 상황이다. 정부 보급 사업에서 제주를 제외한 서울 등 일부 지자체 사업이 당초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보급누적 수 6000대를 넘어야 하지만 500대가량 부족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가 주도한 전기차 배터리 교환 및 리스사업도 특정업체 자금난으로 해를 넘길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앞으로 전망은 밝다. 정부가 전국에 637곳에 구축하는 공공 급속충전시설 사용요금을 ㎾h당 300원 수준 낮은 요금을 책정하며 충전이용 부담을 크게 줄였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나 포스코ICT 등 민간 사업자가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며 충전인프라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 보급을 확산하고자 내년부터 차량 가격을 내릴 방침이다.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확대하려 소비자 중심 시장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산업부는 전기차 정비 등 서비스 제도 정비와 충전·통신방식 표준개발에 나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불편함을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전기차 충전기를 전기사용자로 별도 관리하고 내년 말까지 충전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충전 전력 부하 증가와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전기차 저장 전력을 전력시장에 되파는 전기차 그리드서비스(V2G) 실증사업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