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반도체연구센터(센터장 김남균)는 미래창조과학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KERI의 핵심 연구센터 중 하나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시스템에 맞게 변환하고 제어해 공급하는 반도체 소자를 말한다. 일반 반도체 소자에 비해 전압이 높고 전류 용량이 큰 것이 특징이다. 교류와 직류 사이의 변환뿐 아니라 모터를 비롯한 모든 전기기기에 원하는 전압과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전기전자기기 사용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면 고효율 전력반도체 사용이 필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고압직류송전(HVDC)기술과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연계기술 적용 장치도 전력반도체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한다.
센터는 이처럼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고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과 ‘전력반도체 집적회로(파워 IC) 기술’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특허 40여 건을 보유할 정도로 국내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선두주자다.
1994년 1200V 100A 양극성 접합 트랜지스터(BJT) 개발 이후 4500V 사이리스터 등 고전압 소자와 대기전력IC, 역률보상IC, 전원제어IC 등 파워IC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600V SiC 다이오드, 600V SiC 금속산화물반도체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 1200V SiC MOSFET, 1700V SiC 다이오드 등 신소재 전력반도체를 속속 개발했다.
2013년에는 전력반도체연구동을 완공하고 핵심 공정을 위한 고온·고에너지 이온주입 장비를 도입, 모든 핵심공정을 국산화했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칩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전력소비는 5분의 1 수준으로 낮춘 획기적인 전력반도체 신기술(1700V 20A급 SiC 다이오드) 개발이다.
이 소자는 미국 크리(Cree)가 상용화한 동일 소자에 비해 면적은 절반, 전력소모는 20%에 불과하다. 관련 소자는 크리가 유일하게 상용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제품이다.
개발 소자는 국내 전력반도체 전문기업 메이플세미컨덕터가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상용화는 국내 최초이고 세계 두 번째에 해당된다.
김남균 센터장은 “SiC 전력반도체는 실리콘 전력반도체에 비해 전력 손실이 적고 실리콘 소자가 작동할 수 없는 150℃ 이상 영역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며 “향후 수년 내에 SiC 전력반도체로 움직이는 전기자동차를 타고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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