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 업계가 개인 소비자 대상 B2C 시장에 뛰어든다. 공공조달과 기업고객 등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B2B 사업 외에 안정적 추가 수익원과 신규 성장 동력 발굴이 기대된다. 최근 핀테크, 모바일 결제, 클라우드 등 기술 확산으로 개인 정보보호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높아졌다. 시장 상황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 매출흐름은 대부분 유사한 형태다. 각 기관·기업 사업 발주가 이뤄지는 연초에 계약금을 받아 소폭 흑자를 기록한다. 2·3분기에는 만년 적자, 연말 잔여 예산 집행과 잔금 유입 등으로 다시 흑자로 전환하는 형태가 전형적이다.
규모가 큰 일부 선두업체 몇 곳을 제외하곤 연 평균 매출은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매년 자금 유입 보릿고개를 넘는 셈이다. 현금 유동성이 한정적인 중소 규모 업체는 재무구조가 불안정하다. 때문에 장기적 관점 투자나 연구개발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소규모 보안업체 한 대표는 “B2B 보안 사업 특성상 연초·연말에 대부분 매출이 발생해 매년 중간에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큰 규모 매출은 아니라도 매월 꾸준히 매출을 올리는 B2C 보안 서비스를 준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존 기술과 시너지가 높은 보안 인증 분야와 핀테크, 모바일·클라우드 관련 서비스 등이 주 공략 대상이다.
시큐브는 독자 개발한 모바일 터치사인 간편인증 솔루션 ‘시큐브T인증’과 QR코드를 활용하는 ‘시큐브 Q인증’으로 B2C 시장 문을 두드렸다. 악성코드에 의한 SMS 탈취 공격과 ARS 착신 전환 공격 등에 대응하는 솔루션이다. 인터넷·모바일 환경에서 각종 금융거래 시 안전하게 본인확인과 추가인증이 가능하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등 전자금융업과 핀테크사업도 추진한다. 최근 이를 위해 정관일부를 변경했다. NH농협은행 ‘NH핀테크 오픈플랫폼’ 모델링 참여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DRM 기반 데이터보안 솔루션이 주력인 파수닷컴은 디지털페이지와 디지털퀵, 폴더 크립터 포 드롭박스 등 클라우드 기반 개인용 서비스를 선보였다. 폴더크립터 포 드롭박스는 클라우드 저장 공간인 드롭박스에 암호화된 별도 보안폴더를 제공한다. 클라우드 공간에서 일어나는 데이터 유출 사고 등을 방지한다.
디지털페이지는 개인 기록 정보를 인라인 태그를 이용해 연락처, 지도, 캘린더 앱 등 외부 기능과 연동하는 클라우드 기반 기록 서비스다. 연관도 학습과 패턴 학습 등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사용성을 높였다. 디지털퀵은 여러 사용자가 문서를 공동으로 작업하고 수정사항이 실시간으로 반영·공유되는 클라우드 기반 협업 문서도구다. ‘구글독스’와 유사하지만 사용자 계정 선택이 자유롭다. 사업 생태계가 B2B와 차이나는 점을 고려해 B2C 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도 새로 꾸렸다. 파수닷컴 관계자는 “당장 가시적 매출을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저변을 넓히는 것”이라며 “보다 안정적 수익 구조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