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에 뛰어든 테슬라모터스가 한국 기업과 배터리 공급 등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일본 파나소닉과 배터리 독점 공급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ESS 등 시장 확대로 배터리 공급선 다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엘론 머스크와 함께 테슬라모터스를 세운 공동창업자 제프리 스트라우벨 최고기술임원(CTO)은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에너지코리아포럼 2015’ 기조연설에서 “기가팩토리 완공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완공 이후 2020년부터 연간 전기차 50만대 분량 배터리 확보를 위해 한국, 중국 기업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 네바다주 기가팩토리 완성까지 최소 2년 이상 소요되고 테슬라 전기차 판매 증가와 함께 최근 가정·상업용 ESS 시장 진출로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를 감당하기엔 자체 생산력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로 소형제품인 ‘18650’만 고집하고 있지만 시장 요구에 따라 ESS용 배터리로 중대형 배터리셀이 필요한 것도 한국 기업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제프리 스트라우벨 CTO는 “단 한 개 전기차 모델(모델S)로 연간 10만대가 판매되고 있고 최근 ‘모델X’까지 시장 반응이 뜨겁다”며 “조만간 저가형 전기차 ‘모델3’ 출시와 ESS까지 고려하면 배터리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최초 전기차 모델인 ‘로드스터’ 업그레이드용 배터리로 LG화학 배터리를 쓰기로 한 데 이어 가정·상업용 ESS용 배터리로 한국산 제품 활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배터리 조사도 이미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와 만난 제프리 스트라이벨 CTO는 “한국 대기업뿐 아니라 코캄 배터리까지 성능테스트를 마쳤다”며 “한국 배터리 성능은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 공급 내용은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태양광+ESS’ 기반 전용 충전소인 ‘테슬라 수퍼차저(Super charger)’ 사업에도 협력할 뜻을 내비쳤다. 제프리 스트라우벨 CTO는 “전기차, ESS뿐 아니라 테슬라 수퍼차저를 다른 기업과 협업해서 로밍 개념의 네트워크 사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테슬라 ESS는 가전제품처럼 디자인돼 그동안 감춰왔던 ESS와 달리 자랑하고 싶은 제품이 될 것”이라며 “병렬연결로 용량 확장도 손쉽게 하도록 설계 돼 전기차 충전뿐 아니라 에너지 소비 삶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