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기업, 신재생에너지 분야서 돌파구 찾는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전기공사업체가 신재생에너지로 재도약 돌파구를 열었다. 사업 연관성이 많아 인력과 기술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사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전기업계에 따르면 중견 전기공사기업 대명GEC는 다음 달 태백 고원과 경남 거창에 각각 18㎿, 14㎿ 풍력단지를 준공하고 운영에 들어간다.

대명GEC는 40㎿ 규모 전남 영암, 3㎿ 규모 경남 양산 풍력단지를 포함, 총 725㎿ 규모 4개 풍력단지를 직접 운영한다. 보유 지분은 고원사업(20%)를 제외하면 모두 100%다.

풍력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2000억원으로 높여잡았다. 두 건의 풍력단지 EPC(설계·구매·시공)를 직접 추진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신재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액 1530억원에서 최소 30% 이상 외형 확대가 가능하다.

대명GEC는 1995년 회사 설립 이후 전기공사업에 전념해왔다. 2000년 후반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타진했고 2013년 영남 풍력단지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올해부터는 신재생에너지 EPCM(설계·구매·시공·운영)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시공-개발-운영을 아우르는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DNA를 완전히 바꿨다. 풍력단지 운영 규모가 커짐에 따라 발전서비스사업부를 신설하고 직접 유지보수도 한다. 내년엔 태양광 발전사업에도 진출, 주력사업이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전환된다.

서종현 대명GEC 이사는 “신재생사업 매출 기여도가 크게 늘었다”며 “풍력과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신재생사업 모델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공사업에 주력해온 광명건설, 경원이엔지도 신재생에너지 시공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업계는 현재 1만5000여개 전기공사 기업 가운데 최근 2년새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등록하거나 사업을 뛰어든 기업이 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기공사협회 추산 우리나라 전기공사 연간 실적은 2011년 20조1082억원에서 지난해 21조6823억원으로 연평균 2.4%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기업수도 1만3050개에서 1만3812개로 늘어 기업당 실적은 15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안정적으로 유지했지만 신규 수요 발굴에 대다수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태다. 업계는 대안으로써 신재생사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기존 전기공사업에서 확보한 역량을 그대로 녹일 수 있어 중견·중소 기업을 가리지 않고 사업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공사업계 관계자는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격이 하락했지만 직접 EPC, 운영에 나서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신재생사업은 매출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사업 진출을 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