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기차에서 쓰고 난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등장한다.
18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벤츠 자동차를 생산하는 다임러AG는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나온 리튬이온 배터리를 재사용해 ESS를 제작한다.
재사용 배터리 저장장치는 전기차 배터리 1000개로 구성된다. 용량은 13㎿h다. 다임러AG 독일 배터리 공장에서 만든다. 내년 초 독일 뤼넨 전력망에 연결될 전망이다.
스테파니 쿨레싸 벤츠 대변인은 “다임러AG는 대형 산업용 ESS를 재사용 배터리로 만드는 시스템을 계획 중”이라며 “이는 용량이 적어도 ㎿급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재사용은 폐기물 매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추가 수익도 올릴 것으로 쿨레싸 대변인은 기대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원가 절감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데도 한몫할 전망이다.
재사용 배터리로 만든 ESS는 뤼넨 지역 전력 피크용으로 쓰인다. 업무시간 대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 ESS에 저장했던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 시간대에도 활용된다.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높지만 해가 지거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 생산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다임러AG는 현재 4개 협력 업체와 배터리가 전기차에 쓰인 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지 검사 중이다.
다임러AG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80% 효율로 10년까지 성능을 보장한다”며 “전기차처럼 이동형이 아닌 설치형 배터리는 재사용해도 10년 이상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임러AG가 ESS에 재사용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테슬라와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테슬라는 연초 가정용과 상업용 ESS를 동시 발표했다. 전기차에서 쌓은 노하우를 전력시장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네바다 주에 짓는 기가팩토리(Gigafactory)도 전기차 배터리 외에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AG는 우선 대형 시스템에만 집중한다. 가정용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 재사용 배터리를 이용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 전력피크용이라 수익성도 있다.
쿨레싸 대변인은 “대형 ESS는 뤼넨 시스템처럼 부담이 적은 확실한 프로젝트”라며 “지역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