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자력발전소(원전) 기자재 수출 별동대가 떴다.
원전 주관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민간 협력사 29개사가 뭉쳤다.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 수출경쟁력 향상과 동반성장 효과가 기대된다.
한수원은 19일 원전기자재와 기술을 수출할 전담 법인 ‘한국원자력기자재주식회사(KNP)’를 민간 기업 29개사와 함께 설립했다고 밝혔다.
KNP는 이날 오후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조석 한수원 사장과 민간기업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립 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KNP는 우리 원자력 관련 기업이 수출 시 겪었던 높은 품질요건과 높은 진입 장벽을 협업과 공조를 통해 허물어보자는 취지에서 구성됐다. 그 동안 원자력분야 중소기업은 해외 발주사가 개별 품목에 대해 엄격한 사전심사를 벌이고, 현지 업체나 기존 공급망 중심으로 납품 받는 관행 탓에 제대로 된 수출 성과를 낼 수 없었다.
대부분 중소업체로 해외 마케팅 역량이나 브랜드 전략에서 밀렸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과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원전 협력 체결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지만, 중소기업까지 그 효과가 돌아가지 못했다.
이번 전담법인 출범은 글로벌 원자력시장에 ‘제2 원전르네상스’ 열풍이 부상하는 시점에 이뤄져 더 의미가 있다. 현재 세계 원전시장에서 건설 중인 설비만 500여기가 넘고, 향후 건설 계획인 설비도 9개국 60여기에 달한다. 러시아와 중국이 수주경쟁에 가세하면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한수원이 수출 주력 모델인 APR1400의 상용운전을 개시한 상황이어서, 이번 기자재 업체와 공동전선 구축이 수출시장 공략을 위한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한수원은 지난해부터 KNP 구성 작업을 벌여왔다. 민간 기업과 함께 우리나라 원전산업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중소·중견기업 수출경쟁력 강화와 정부3.0 유능한 정부 구현을 위한 수출 전문 지원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법인 설립을 준비해 왔다.
공동 자본 출자 형태로 설립한 KNP는 우리나라 원전 관련 기업의 수출역량을 크게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원전 관련 공기업인 한수원과 함께 수출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고, 한수원은 기자재 공급체계에 신뢰성 확대로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KNP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BNPP)를 포함한 글로벌 원전시장에 원전기자재와 함께 검사 및 정비용역 수출 등을 맡아 향후 10년간 약 6500억원 규모 수출 실적을 달성하는 목표를 내걸었다. 해외 원전 건설사나 운영사에 대한 우리 기업 유자격 등록지원, 해외 주요 기술기준에 대한 우리 기업 인증지원 업무도 펼칠 예정이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설립 총회에서 “KNP 설립을 통해 한수원과 기자재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상호협력하고 원전 산업계가 해외 원전 운영과 정비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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