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인간 성대에서 추출한 세포를 이용해 인공 성대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배양된 성대 조직은 천연 조직과 유사하게 진동하고 소리까지 냈다. 연구가 진전되면 심각한 성대 손상 환자 목소리를 찾아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네이선 웰험 위스콘신대 박사팀은 성대 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세포 두 종을 추출해 실험실에서 성대 점막을 배양했다. 연구진은 성대 본체를 이루는 결합섬유모세포(connective fibroblast)와 성대 표면 상피세포를 추출했다. 두 세포를 인체 상태를 모사하는 3차원 콜라겐 메트릭스에 투입했다. 2주 후 세포가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며 천연 성대와 유사한 모습을 갖췄다.
성대 기능을 검증하기 위해 인공 조직을 인간 성대 크기로 배양 후 개 사체에 이식했다. 이식된 성대는 떨림을 유지하며 천연 성대와 유사한 소리를 냈다. 인간 면역계와 유사한 쥐에 성대조직을 이식하기도 했다. 쥐 실험에서 성대조직은 이식 거부반응 없이 3개월간 지속됐다.
이처럼 인공 배양된 성대를 이식하면 공여자 이식에 비해 장점이 있다. 어린이, 성인 등 신체 크기에 맞게 조직을 배양할 수 있다. 미리 배양해둔 조직을 차후에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수행하며 다섯 세트 성대에서 채취한 세포를 이용해 각기 다른 크기 성대 170개를 만들기도 했다.
성대는 후두부에 존재하는 발성기관이다. 사람은 성대에 공기를 통과시켜 목소리를 만든다. 근육띠 한 쌍으로 구성됐고, 섬세한 점막조직이 늘어서 있다. 초당 100~200번 진동해 음파를 발생시킨다. 성대 점막에 상처가 나거나 뻣뻣해지면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손상된 성대를 대체할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살아 있는 동물에 이식한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종적으로 임상시험까지 거치려면 실제 의학계에 활용되기까지 과제는 많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의학 저널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8일자 최신호에 게재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