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업계 맞수인 LG화학과 삼성SDI가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도 격돌한다. 양사 모두 풍력발전용 ESS용 배터리시장을 새 성장축으로 삼고 앞다퉈 사업에 나섰다.
![[해설]LG화학-삼성SDI, 신재생+ESS까지 전선 확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11/24/article_24153119134418.jpg)
삼성SDI는 지난 9월 대명GEC가 운영하는 전남 영암풍력단지에 14㎿h(배터리 용량 기준) 규모 ESS 구축사업을 일괄 수주했다. 이전 남부발전·서부발전(배터리 공급) 국가전력망 연계 ESS 사업을 따낸 뒤 민간발전업계까지 무대를 넓혔다. 이에 LG화학은 이번 세계 최대 규모 풍력사업 프로젝트 수주로 맞불을 놨다.
두 기업은 우리나라 ESS 수요가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연계 시장으로 확대될 것을 미리 감지했다. ESS가 신재생발전 단점인 전력품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풍력시장 누적 설치량은 800㎿ 내외다. 최근 4년간 연간 평균 설치량은 50㎿ 수준이었지만 올해 2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규제 완화와 설치비용 하락으로 일대 전기를 맞았다.
정부가 풍력발전과 ESS 연계 시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5.5로 상향하면서 경제성은 배가 됐다. 풍력발전만 가동할 때 가중치가 1.0인 것을 감안하면 ESS연계로 기존 REC의 5.5배를 인정받는다. 제주도가 2017년부터 ‘풍력+ESS’를 의무화하는 등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풍력발전 연계용을 포함한 우리나라 ESS 시장규모는 올해 4000억원에서 2020년 약 8200억원으로 갑절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다.
양사 경쟁은 ESS 구축비용 하락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내고 있다. 삼성SDI 영암풍력단지 ESS 구축비용은 ㎿h당 8억2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한국전력 주파수조정용(FR) ESS 구축비용과 비교하면 20% 이상 낮아진 금액이다. 지난해 1㎿h 구축하는 데 17억~18억원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1년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LG화학은 이번 사업 계약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 추정 비용은 ㎿h당 8억원 이하다. 전체 비용은 4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역대 가장 낮은 설치비다.
신재생발전 개발업체 네드비즈의 김건택 사장은 “내년부터 풍력발전·ESS 연계 사업 가중치가 5.0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하반기 중 신규 사업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가중치가 하락해도 ESS 구축비용도 동반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