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물론이고 기업용 하드웨어(HW)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는 내년 초 국내 데이터센터 가동을 목표로 서버 등 핵심 인프라를 도입한다. 1차 물량으로 HP x86서버 500여대를 우선 도입했다. 내년부터는 윈도애저, 오피스 등 MS 핵심 서비스를 국내 데이터센터에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HP 관계자는 “MS가 본사 차원에서 HP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한국에서는 LG CNS 부산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 HP x86서버 500대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MS는 2011년부터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최근 LG CNS와 부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상면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MS는 인프라를 도입하면서 한국HP가 아닌 HP 본사와 직접 계약했다. 세계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통합 구매 형태다. 도입규모는 x86서버 ‘DL380’ 500여대, 50억원 수준이다. LG CNS와 계약한 상면 약 1.6% 규모다. 추후 국내 고객이 늘어나고 중국 등 아시아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시점에 맞춰 물량을 늘릴 전망이다.
MS는 데이터센터 가동을 계기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한다. MS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것은 윈도애저, 오피스 등 주력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 확보를 위해서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도 겨냥한다.
그동안 MS는 싱가포르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국내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했다. 거리가 있어 서비스 안정성과 속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내년 초 부산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면 국내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네트워크 거리가 짧아져 인터넷 기반 서비스 속도와 안정성이 개선된다. 일부 서비스에 한해 고객 데이터를 자국에서 보관하는 정부 규제도 충족할 수 있다. 고객확보가 수월해진다.
MS를 필두로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 움직임도 구체화된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도 국내 데이터센터 상면 임대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AWS는 현재 KT(목동), SK브로드밴드(일산)의 데이터센터를 빌려 사용 중이다. 랙 800대 규모(서버기준 최다 3만대) 상면을 임대한다는 소문도 나온다.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에 맞춰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국내 시장 침투가 현실화된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기업용 HW 업체 움직임도 빨라진다. MS의 인프라 도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AWS도 대규모 수요처다. 사실상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x86서버 시장에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는 신규 수익원이 된다.
서버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와 홍콩 서버시장은 해당 분기 MS 데이터센터 도입 물량에 따라 업체별 순위가 바뀌는 때도 많다”며 “일반적으로 MS는 데이터센터에 한해 단일 업체 제품을 도입하는 사례도 많아 국내 서버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