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유휴 기계설비를 사고파는 전문 경매장이 문을 열었다.
중고기계 거래뿐만 아니라 성능 검사와 사후서비스(AS)까지 지원한다. 제조업체가 중고기계를 담보로 금융 대출까지 받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기계산업진흥회(회장 정지택)는 25일 경기도 시흥시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에서 한국기계거래소 개장식을 열었다. 기계거래소는 국내 최초 중고기계 전문 경매장이다.
산업부와 기계산업진흥회가 기계산업 서비스화 정책 일환으로 2013년부터 3년간 282억원을 투입했다. 1만171㎡ 규모 매매 지원센터가 핵심 시설이다. 경매장과 창고, 도장·수리 시설이 들어섰다. 인근에 민간 주도 한국기계유통단지가 5만6000㎡ 규모로 조성된다. 유통·수리 기업 76곳이 입주해 기계 유통 허브를 이룬다.
경매 대상은 기업 유휴설비와 재고기계, 금융권 담보 기계, 유휴 국가 연구개발(R&D) 장비다. 공작기계와 건설기계, 산업기계 등이 매물로 나온다. 거래소 내 복층구조 경매장에서 전자 영상 경매 시스템으로 입찰할 수 있다. 현장 경매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모바일로도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거래소 개장 당일 실시된 ‘제1회 오픈 경매’에는 기업, 금융권 등 28개사가 공작기계와 산업기계 101점을 출품했다. 전자경매 방식으로 총 다섯 점이 8380만원에 낙찰됐다. 유찰된 물건은 유휴설비기계전 마지막날인 30일 희망가를 조정해 재입찰할 예정이다.
경매 대상 중고기계는 성능 검사 결과를 표시한다. 하자보증상품이어서 최장 6개월간 판매자가 하자 보수를 미이행하면 채무를 보장해준다. 권역별 전문 수리기업, 주요 신흥국 수리기업이 중고기계 수리를 지원한다.
중고기계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자산 가치를 평가받는 길도 열렸다. 낙찰된 중고기계를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금 채무이행을 보증하는 상품이 다음 달 출시된다. 기업은 중고기계를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고 제조 설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담보 물건에는 NFC태그와 QR코드를 부착해 상태와 위치를 통합 관리한다.
정부는 기계거래소 개장을 기념하고 중고·유휴설비를 홍보하기 위해 ‘2015 유휴설비기계전시회’도 개최했다. 유통기업 50개사가 참가, 창고동과 야외 주차장 등 2만4000㎡ 공간에 공작기계와 건설기계, 사출성형기, 프레스기 등을 전시했다.
정부가 중고기계 거래를 지원하는 것은 설비 투자를 유도하고 중고기계 유통 시장을 키우려는 것이다. 중고기계 시장은 연 평균 12.7%씩 성장, 2020년 17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도 2조7000억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정지택 한국기계산업진흥회장은 “기계산업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선진국처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고자 3년간 정부와 진흥회, 기업은행이 공동으로 기계거래소를 설립했다”며 “거래소는 산업 고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휴기계설비 수출을 지원하고자 시장개척단을 운영하고 수출 정보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