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위암이 유전체에 따라 4가지 형태로 구분돼 발생한다는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삼성서울병원(병원장 권오정)은 암병원 위암센터 김성, 이지연, 김경미 교수팀이 머크와 릴리 등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으로 연구해 진행성 위암의 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 받은 진행성 위암 환자 300명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MSS/EMT, MSS/TP53(-), MSS/TP53(+), MSI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
MSS/EMT형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미만성 위암이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들에 많이 나타나고, 증상이 거의 없어 예후가 나쁜 경우가 많다. 이 유형은 평균 나이가 53세로 가장 ?었고, 생존기간도 72.2 개월로 가장 짧았다.
MSI형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이 발생하는 대신 암의 진행이 느렸다. 이 유형 60%가 1~2기였고, 평균 생존기간도 100.9개월로 가장 길다.
진행성 위암의 나머지 유형은 암 억제유전자로 꼽히는 TP53의 유무에 따라 갈렸다. TP53의 기능이 남아있는 MSS/TP53(+)형은 주로 장형위암이 많았다. PIK3CA 유전자 돌연변이가 흔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전체 분석 대상 300명 가운데 107명(35.7%)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MSS/TP53(-)형은 TP53의 기능이 소실된 경우다. HER2를 비롯한 암유전자 증폭을 주로 동반한다. MSS/TP53(+)형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다.
연구팀은 진행성 위암 치료시 유전체 형태에 따라 치료계획을 달리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 유형에 따라 예상되는 예후와 재발위험도가 다른 만큼 환자 유전체를 분석해 맞춤형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 환자 재발률을 분석한 결과 MSS/EMT형의 경우 67.4%로 가장 높았으나 MSI형은 23.5%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분류는 암유전체국제연구팀(TCGA, The Cancer Genome Altas), 싱가포르 위암프로젝트 등이 보유한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된 해외 위암환자 600명이상에 적용했을 때도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김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행성 위암이 유전형의 차이에 따라서 진행 유형이 다르고 예후 및 재발위험도가 다름을 처음으로 보여준 중요한 결과”라며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보다 나은 차별화된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의학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5월호에 게재됐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