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삼성패션’을 책임지게 됐다. 1일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사장)와 달리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보직이 바뀌었다.
이서현 사장은 전임 윤주화 사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이동하면서 패션부문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이 사장은 옛 제일모직 시절부터 삼성에버랜드를 거쳐 통합 삼성물산에서도 패션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론칭, 제일모직에 이은 통합 브랜드 ‘삼성패션(SSF)’을 선보이며 패션사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다.
윤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이 사장이 실무를 맡았지만 이 사장이 경영과 실무를 모두 책임지게 된 것이다. 겸임하고 있던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직도 이번 패션부문장 내정과 함께 내려놓았다.
이 사장은 서울예술고를 거쳐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삼성그룹 ‘패션통’이다. 빈폴을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고 토리버치와 같은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 높아 중국,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하지만 이 사장은 윤 사장과 달리 대표이사는 맡지 않았다. 오는 4일 예정된 구조개편 발표에서 삼성물산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건설(옛 삼성에버랜드) 4개 부문 중 건설과 리조트·건설, 상사와 패션이 통합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일각에서는 이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본다.
패션부문장으로서 현안도 산적하다. 당장 2020년까지 상사와 패션 시너지 창출로 지난해 2조원에 못 미친 패션 매출을 10조원으로 키워야 한다. 통합 O2O 유통채널 ‘SSF샵’ 안정화도 목표다.
이 중 SPA는 유니클로와 같은 세계적 브랜드와 경쟁해 매출을 3조원으로 올린다는 목표다. 이 사장이 직접 기획한 에잇세컨즈가 대표적이다. 또 상사 부문 해외 네트워크와 운영경험 등을 활용해 SPA 해외 진출, 스포츠웨어 인수합병(M&A), 정보기술(IT) 액세서리 등 신사업 추진도 과제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