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과 EMC의 ‘메가딜’이 성사됨에 따라 국내 유통업체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합병에 따른 파트너 정책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며 대응전략을 마련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델코리아는 다음 달 초 국내 유통사를 대상으로 파트너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합병에 따른 국내 파트너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어 관련 업체는 판매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이들의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도 변화를 준비한다. 국내에서 델 서버 총판은 코오롱베니트, SGC솔루션즈, 대원CTS 세 곳이다. 한국EMC 총판을 맡은 코오롱베니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곳은 합병에 대비해 EMC 스토리지 유통을 염두한다.
대원CTS 관계자는 “EMC 스토리지 유통도 준비한다”며 “이를 위해 관련 인력을 확보하고 교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EMC 총판을 맡은 유통업체도 마찬가지다. 현재 코오롱베니트와 LG엔시스가 담당한다. 모두 델 서버 판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
LG엔시스 관계자는 “델 서버를 팔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스토리지에 이어 서버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 2분기(4월~6월) 기준으로 델은 국내 x86서버 시장에서 23% 점유율로 한국HP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EMC는 국내에서 46분기 연속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델코리아는 포털과 공공시장에서, 한국EMC는 금융, 공공 등 전 영역에서 강세를 보인다.
유통업체는 두 업체 제품 판매에 따른 시너지를 예상한다. 서버·스토리지를 한꺼번에 공급하는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코오롱베니트 관계자는 “델 서버와 EMC 스토리지 판매로 서버·스토리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며 “대형 사업에서 모든 제품을 커버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델 파트너 정책에 관심이 모인다. 기존 유통사에 병행 유통을 허용할지 여부다.
IT업계 관계자는 “델이 EMC를 인수했지만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EMC 사업구조를 대폭 개조하기는 어렵다”며 “EMC 총판도 규모가 커 병행 유통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