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산업단지는 한국전쟁 폐허 위에 우리나라 산업경제 발전을 이끌어온 지형적 동력이자 수많은 기업을 키워 낸 요람이다. 지금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제조업에서부터 전자, IT 산업까지 전 산업을 아우르며 기업 어려움을 해소해 주고 성장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산업단지를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관리하는 산업단지만 65개, 이곳에서 활동하는 기업이 5만개에 달하고 근로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입주기업 육성 방법을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에 맞게 바꾸고 있다.
△종합지원 플랫폼 ‘원스톱 서비스’
산업단지는 기업 성장을 위한 각종 지원혜택과 시설, 물류수송의 편리함, 그리고 기업 간 네트워크 등 장점을 갖춘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입주한 기업이라 해도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관리직 인원이 적은 중소기업은 산업단지에 입주했는데도 정작 어떤 지원이 있는지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때도 있다.
우리나라에 산업단지가 출범한 지 50년이 넘은 지금 산업단지공단이 ‘기업성장 종합지원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지원방법 솔루션을 구상한 것도 기업 지원 미스매칭을 줄이기 위함이다. 과거 제조업 중심이었던 산업단지가 지식기반화, 융·복합화로 바뀌면서 새로운 산업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고도화를 진행, 수요자 중심 지원사업 추진으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65개 산업단지 전체로 확대하고 있는 종합지원 플랫폼 사업 핵심은 기업 관련 정보와 관리를 통합해 원스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산업단지에는 많은 지원 사업이 있었지만 입주기업 정보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이 없어 개별 기업별 현황관리에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통합관리가 안 되다 보니 지원기업 관련 자료를 필요할 때마다 해당부서에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업무가 수동적이어서 지원을 원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고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었다.
반면에 종합지원 플랫폼은 산업단지별 본부와 여러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지원프로그램을 연계해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단일창구를 구축했다. 과거에는 기업이 부지, 자금, 연구개발, 물류, 인력, 마케팅 등 분야별로 스스로 필요한 지원을 찾아서 신청해야 했지만 지금은 기업별 담당자가 이를 통합적으로 해결해 주는 원스톱 서비스다.
플랫폼 담당자는 입주기업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문제점 해결과 필요한 지원방안을 중개 실행한다. 공장설립과 클러스터, 입지지원 등 산업단지공단이 직접 수행하는 자체사업은 바로 담당부서로 연계해 직접 해결하고, 직접 하기 어려운 때는 협약을 맺은 유관기관과 연계해 해결한다. 유관기관을 거칠 때에도 단순히 안내 수준에 그치지 않고 담당직원이 직접 서류를 대행 신청하는 등 적극적인 해결사 역할을 수행한다.
산업단지공단은 종합지원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 기업 초기 공장설립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전 주기 지원체계를 정립할 예정이다. 사업 진입·초기 단계에는 컨설팅과 공장설립을, 성장·도약 단계에선 투자와 사업개선점을 발굴하고, 성숙기에 진입한 기업은 해외시장 개척을 도와주고 있다.
△수출형 강소기업 육성 성과
산업단지공단 직원이 직접 기업을 방문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방식으로 지원체계가 바뀌면서 성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CEO 기업 방문과 정책간담회, 네트워크 활동 등으로 현장 애로사항 299건을 발굴하고 이 중 83%인 249건을 해결했다.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코스닥협회, 무역보험공사 및 각종 금융기관 등 다수 기관과 협약을 체결해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산업단지 본부별로 종합지원 플랫폼 전담기구 ‘기업성장종합지원센터’도 설치 운영 중이다. 여러 기관에 산재한 지원기능을 집적해 관리하는 센터는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강소기업 선정, 수출경쟁력 제고, 인력 양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반월 시화, 구미, 창원, 광주 등 주요 단지를 시작으로 문을 연 지원센터는 지난해 서울, 남동, 부산, 천안, 울산 등으로 확대된 후 지금은 공단 관할 산업단지 전체로 확산됐다.
지난해부터는 매년 50개 기업을 ‘키콕스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2020년까지 총 300여개 우수기업을 선정해 명예의 전당에 헌정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은 산업단지 입주기업 중 성장가능성과 수출비중이 높고 혁신성을 갖춘 곳이 대상이다. 선도기업으로 선정되면 종합지원 플랫폼 집중 지원과 함께 각종 금융권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선도기업을 포함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에는 무엇보다 해외진출 문을 열어 새로운 판로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산업단지마다 ‘글로벌메이트 수출지원단’을 설치해 기업 간 멘티-멘토 매칭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방문 컨설팅, 수출상담회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을 한다.
중소기업 인력문제 해결에도 팔을 걷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 참여기관으로 산업기술진흥원,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과 함께 기술인력 수급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교육훈련기관을 활용하며 전문 인재를 키워, 지역단위 인력 양성 모범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산업단지공단은 종합지원 플랫폼 모델은 관할 지역을 넘어 전국 산업단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종업원 2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기업지원을 전담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공단 직원이 직접 찾아가 기업 어려움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원성과가 늘어나고 있다”며 “수요자 중심 지원 사업으로 산업단지를 창조경제 거점으로 바꿔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단지 입주기업 성장단계별 원스톱 서비스 내용
자료:한국산업단지공단
기업 애로사항 발굴 및 해결 성과(단위:건)
자료:한국산업단지공단
종합지원 플랫폼 사업 추진 계획
자료:한국산업단지공단
<산업단지공단은 인력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교육부와 함께 산학 맞춤형 인력양성체계를 구축했다. 시범직업교육과정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산업 현장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