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BOE 10.5세대 LCD…코닝과 13억달러 투자 협력

중국 BOE의 10.5세대 LCD 투자 집행이 임박하면서 국내외 후방산업계가 치열한 수주전에 돌입했다. 국내 장비·소재 기업은 이미 10.5세대에 맞는 제품군을 준비하고 BOE와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BOE가 실제 투자 집행을 시작하면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투자 결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임박한 BOE 10.5세대 LCD…코닝과 13억달러 투자 협력

세계적 유리기판 제조사 미국 코닝은 BOE와 협력해 BOE의 10.5세대(2940×3370㎜) LCD 공장이 들어설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10.5세대 유리기판 생산 설비를 마련한다고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총투자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로 코닝은 주요 설비 부문을 맡았다.

이번 투자로 BOE와 코닝은 10.5세대 LCD 유리기판에 대한 장기적 공급 협력에 돌입했다. BOE는 새로운 허페이 코닝 공장에서 생산한 10.5세대 유리기판을 구매할 예정이다. 기존 8.5세대 유리기판 공급 계약도 확대했다.

코닝은 오는 2018년 3분기까지 BOE가 대형 TV용 10.5세대 패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새로운 생산 설비는 BOE의 10.5세대 파일럿 생산라인 인근에 들어선다. 코닝은 8.5세대 LCD용으로 출시한 두께 0.4㎜ ‘코닝 이글XG 슬림’ 유리기판을 10.5세대 라인에서도 생산해 BOE에 공급한다.

지지부진했던 BOE와 코닝 협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BOE 10.5세대 투자 집행도 빨라질 전망이다. 당초 이달 BOE가 10.5세대 공장 기공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국내 장비·소재 기업은 BOE 10.5세대 라인 투자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장비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장비기업도 내부적으로 10.5세대용 장비 개발을 마쳤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국내 장비업계가 10년 이상 8세대 LCD 생산 장비 경험을 가졌고 10.5세대 장비도 큰 기술 난이도 없이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패널 생산 장비는 물론이고 물류장비까지 모두 갖춘 상태여서 공급 협상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비업계는 세계 처음인 10.5세대 LCD 라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양산 라인에 장비를 공급하면 당장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고 기술력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BOE에 제품을 이미 공급한 기업은 물론이고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기업도 많다. 중국이 최대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 지역이어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BOE 10.5세대 LCD 생산라인 투자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 투자 결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4월 BOE가 10.5세대 라인 투자를 공식 발표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실제 투자가 불확실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디스플레이 핵심부품인 유리기판을 공급하는 코닝과 투자에 합의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향후 투자 방향에 업계 눈길이 집중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5세대 LCD 설비 투자비가 엄청나고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효율성을 따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6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커지고 있고 첨단 대면적 패널 시장 트렌드를 한국이 주도할 필요도 여전해 대형 LCD 투자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