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위축세로 돌아서며 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제기됐다.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인 미 연방준비위원회에 금리를 인상할 시점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는 1일(현지시각) 11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6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50.1은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인 50.5를 크게 밑돌았다. 2009년 6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저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미국 제조업 PMI는 지난 6월 53.5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뒷걸음질치며 제조업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GDP의 70%가 소비지출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조업 위축 신호는 곧 소비 감소로 해석된다.
제조업 부진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준은 15∼16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연준은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 개선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현재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내년 11월까지 0.25%포인트씩 세 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제조업 부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각에서는 제조업이 과거처럼 미국 경제에 결정적이지 않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경제 상황 전반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기록”이라고 밝혔다. 전후 미국 경기가 11차례 침체를 겪었을 때도 ISM 제조업 지수는 수개월 전부터 50이하로 하향 궤도를 그린 바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새벽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에반스 총재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더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 다음에 금리를 인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금리인상 조건을 충족했다는 재닛 옐런 연준의장과는 사뭇 다른 의견이다. 에반슨 총재는 또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인상폭은 소폭에 그쳐야 하며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 수요가 커졌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6bp(bp=0.01%P) 하락한 2.15%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7bp 내린 2.91%를 각각 기록했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대비 3bp 밀린 0.91%를 나타냈다.
한편 1일 발표된 11월 중국 제조업 PMI도 49.6에 그치며 50을 밑돌았다. 전월 49.8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49.8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4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지난 2012년 8월 49.2 이후 3년 3개월만에 최저치다. 전월대비 하락세도 12개월째 지속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