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화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 "기업과 함께 가는 단체로 만들겠다"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

“성남산업진흥재단은 그동안 ‘기업을 지원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뭔가 해준다고 생각하니 부지불식간에 ‘갑’처럼 보였고 기업 입장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식을 ‘기업과 함께 가는 단체’로 전환하도록 힘 쓸 계획입니다.”

성남산업진흥재단이 창립 14주년을 맞아 대대적 변신을 모색한다. 변화의 중심에는 기업인 출신인 장병화 대표가 있다. 지난 7월 취임한 장 대표는 1977년 창업 후 40년 가까이 기업을 운영해 왔다. 공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현장을 중시한다. 직원에게 내린 업무 지침은 한마디로 ‘이현삼무’다. 일주일에 이틀은 현장에서 근무하고 삼일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라는 의미다. 취임 후 4개월 동안 그가 지킨 자리도 현장이었다.

그가 현장에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이 바로 ‘지원’이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위압감이었다. 그는 즉시 사업계획에서 ‘지원’이라는 단어를 빼도록 했다. “자금과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90% 이상입니다. 하지만 자금과 마케팅을 지원한다고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분석해 보면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원가가 안 맞거나 제품이 좋지 못하기도 하고 투자를 전혀 안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그에 맞는 처방을 하려면 함께 고민해야만 합니다.” 그는 ‘기업과 함께 간다’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회의 문화도 기업에서 하던 것처럼 바꿨다. 모든 회의는 근무시간 이전에 끝내기로 하고 아침 7시에 조찬회의를 시작했다. 회의는 보고자가 5분 동안 PT로 발표하고 3분 동안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아직은 익숙해져가는 단계다.

최근에는 내년부터 시행할 5개년 계획으로 ‘2020전략’을 짜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스타트업 발굴·육성 및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성남을 미래산업도시로 개발한다는 목적이다.

“2020전략을 짜기 위해 4개 TF팀을 운영 중입니다. 수차례 조찬회의를 거쳐 ‘성장하는 중소기업, 행복한 일자리’라는 비전을 정했습니다. 이를 추진할 실행조직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도 준비 중입니다.”

장 대표는 킨스타워 19~21층까지 3개 층을 창업보육센터로 운영하기로 했다.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공간을 중심으로 우선 내년 3월 1개 층을 스타트업 입주공간을 오픈하고 내년 가을과 2017년 봄에 각각 1개 층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300억원 규모 벤처펀드 5호를 조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내 8억원을 시드머니로 출자해 3년 계획으로 출연금을 조성, 8년간 IT분야 벤처 육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요즈마 그룹과 협력해 관내 기업과 기술매칭 또는 펀드 유치를 추진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요즈마 아카데미 일부를 킨스타워에 입주시키는 방안도 조심스레 검토 중이다.

그는 “콘텐츠코리아랩과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등에 성남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주도적으로 맡은 역할이 없어 아쉽다”며 “국가 부지를 매입해서라도 성남시가 직접 운영하는 첨단산업밸리를 하나쯤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남시가 주도하는 제3 판교테크노밸리도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