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대면 인증 체제 시대 열린다

금융 창구를 가지 않고도 계좌개설, 카드발급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시중은행, 증권사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도 속속 영상통화를 이용한 비대면 본인 인증부터 정맥, 홍채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이용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일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정맥인증을 이용한 비대면 실명확인 금융거래를 개시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실명확인 체제 정비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부터 스마트폰 영상전화 등으로 본인인증 뒤 계좌개설 등 은행업무가 가능한 비대면 인증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위비뱅크’에서 예금계좌를 신설할 때 1차 본인인증 수단으로 스마트폰 영상전화를 활용할 계획이다. 영상전화에 이어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촬영해 전송한 뒤 타행계좌 정보가 확인되면 본인인증이 된다. 은행 창구에서 직원을 만나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복잡한 서류절차가 없어지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소액을 입금해 타행계좌가 확인되면 본인인증이 완료되는 것”이라며 “현재 금융결제원에서 시험 중으로 이달 말부터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디지털 키오스크를 도입해 본인인증방식으로 홍채인식도 적용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역시 내년 1월 접촉식 지문인식을 도입한다. 스마트폰에 지문을 물리적으로 입력하고 저장하는 방식이다. 핀테크기업 위닝아이 기술을 이용해 접촉이 아닌 지문 촬영 방식으로 범용성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위닝아이는 KEB하나은행이 지난 6월 은행권 최초로 설립한 핀테크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 ‘원큐랩’에 소속된 핀테크 업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홍채, 안면인식 등 다양한 생체인식을 통한 본인확인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촬영해 전송하고 타행계좌 정보를 확인하는 비대면 본인 인증체제를 연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지문인식을 통한 추가 본인 인증방식도 함께 구축한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도 지문, 홍채, 안면인식 등 바이오 인증수단을 비대면 거래에 활용하는 것을 적극 추진 중이다.

KDB대우증권은 SK C&C와 손잡고 바이오 인증 등 비대면 거래 시스템 설계에 들어갔다. KB투자증권도 최근 스마트금융팀이 비대면 거래를 총괄하면서 바이오 인증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바이오 인증 등을 비대면 거래에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다양한 비대면 인증방식 적용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김인회 케이뱅크은행 컨소시엄 TF장은 “휴대폰 단말기, 심카드 고유아이디와 통신사 개인 이력정보를 크로스체크해 간편인증하는 방식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KT 계열사인 비씨카드가 보유한 홍채인식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카카오은행도 고객 편의성을 위한 다양한 비대면 인증방식을 도입할 것을 시사했다.

이용우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 TF장은 “스마트 폰 프로세스 내 OTP(일회용 비밀번호) 자동생성, 생체인증 등 IT 구축할 때 사용자에 가장 편리한 것을 선택할 것”이라며 “비대면 인증 보완이 필요한 소상공인, 벤처업체 대출의 경우 우체국(우정사업본부) 집배원이 관련 서류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최대한 금융사 자율을 존중해 생체인식을 포함한 비대면 인증을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액티브엑스처럼 정부 주도 인증체계가 아닌 금융사 자율로 비대면 인증을 개발하도록 유도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