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저커버그, `더 나은 세상에서 네가 자라길 바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아름다운 기부를 약속했다. 기부 액수만 우리 돈으로 52조원이다. 그의 첫딸이 탄생한 직후였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페이스북 주식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1일(현지시각) 밝혔다. 세계는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도 하루 종일 페이스북이 화제였다. 네티즌은 추운 겨울을 녹여주는 훈훈한 결정에 ‘따뜻한 페이스북’이라는 칭찬을 붙여줬다.

성공한 기업가의 기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세계 억만장자 순위 1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빌 게이츠는 재산 중 95%를 살아 있는 동안 기부하기로 했다. 워런 버핏 역시 전 재산 85%에 달하는 374억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 CEO와 정치 지도자들 기부가 잊을 만하면 등장한다.

저커버그 행동이 눈길을 끄는 것은 기부철학에 기인한다. 52조원이라는 통 큰 기부 금액을 떠나 미래세대에 책임감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 쓴 딸 ‘맥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우리 부부는 오늘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네가 자라길 바란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딸 맥스와 미래세대가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기성세대 선물이다.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키우고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의지였다. 그가 지금껏 사회에서 받은 도움과 감동을 이번에는 역으로 환원하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겨울이다. 구세군 자선냄비도 등장했다. 마음이 담긴 아름다운 기부는 지구촌을 훈훈하게 만든다. 저커버그 기부약속은 우리 정치인, 관료 및 성공한 기업 경영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커버그는 단순한 선행을 넘어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기업인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선행이 우리나라에서도 봇물처럼 터진다면 미래는 밝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