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일본 등이 아시아 주도로 글로벌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선도할 것을 의기투합했다. 동북아 3국에서 연이어 열리는 올림픽을 5G 발전 계기로 삼고 3국 통신사업자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3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회 ‘5G 글로벌 서밋’에서 국내외 통신사업자, 제조사, 연구기관, 대학, 정부 관계자가 참석해 5G 연구개발 현황과 전망 등 정보를 공유했다. 정책 방향에 대한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중국·일본과 협력해 글로벌 5G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연이어 열리기 때문에 동북아 3국이 5G 이동통신 시대를 주도할 기회 요인이 많다는 설명이다.
오상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정보통신국장은 기조연설에서 “평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시연하고 도쿄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베이징에서는 안정되고 성숙된 5G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올림픽 트라이앵글’이면서 ‘5G 트라이앵글’이기도 하다”고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성목 KT 부사장(네트워크부문장) 역시 “중국과 일본은 경쟁 상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협력할 게 많다”며 “KT는 차이나모바일, NTT도모코와 표준화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5G 서비스 준비 현황과 성과, 계획도 소개됐다. 오 부사장은 내년 말 5G를 위한 장비 초기 모델이 나오고 2017년 6월 이후 망을 설치해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창에서는 초고속, 초저지연 통신 기술 기반 방송·동영상 서비스를 스키점프나 피겨스케이팅에 적용해 선보일 계획이다.
오 부사장은 “국제 표준화와 주파수 규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대표적인 것이 국제표준화단체 3GPP 기술규격 개발 단계인 릴리즈14 완료 일정을 당초 2017년 말에서 6월께로 앞당기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5G 글로벌 서밋은 5G 분야 최신 동향과 정책을 공유하고 5G 발전과 확산을 주도하는 글로벌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때 부산 벡스코에서 처음 열렸다.
오프닝 세션에서는 5G 시대를 본격화하기 위한 국내 주요 통신사 비전이 발표됐다. 정부(정책) 세션에는 우리나라 5G 생태계 조성계획과 유럽연합(EU) 경제·사회혁신 인프라로서 5G 비전, 일본 5G 주파수정책이 소개됐다.
5G R&D 세션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에릭슨, 후지쯔, 차이나모바일, 노키아 등 연구책임자가 5G 개발현황을 발표했다. 5G와 타 산업 융합 세션에서는 자율주행차, 미디어 서비스, 사물인터넷 응용 분야 논의가 이어졌다.
정완용 미래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한국은 CDMA, LTE 등 첨단 이동통신 서비스 세계 최초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5G 선도국으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5G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글로벌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형희 5G포럼 의장(SK텔레콤 부사장)은 “5G 같은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 개발은 세계 산업계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글로벌 협력사항”이라며 “특정 기업이나 국가 혼자 생태계를 리드하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늘 서밋이 글로벌 생태계를 함께 조성해 나가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