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집집마다 김장을 담그고 난방 가전을 구매하는 등 월동 준비에 한창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자녀 야외활동에 소홀해지기 쉬운 시기다.
자녀와 함께 한국민속촌 나들이에 나서자. 조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이색 체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풍물놀이, 마상무예, 줄타기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화려한 전통 공연도 마련됐다.
◇초가집 새 지붕 얹는 날
한국민속촌은 오는 13일까지 1년에 단 한 번 볼 수 있는 ‘굼벵이 대축제, 초가집 새 지붕 얹는 날’을 진행한다.
한국민속촌 내 초가집 지붕을 교체하는 행사다. 추수한 볏짚으로 새 초가지붕을 얹는 전통 풍습 ‘이엉잇기’를 선보인다. 초가 지붕을 만들었던 모든 과정을 견학하며 우리 전통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자리다. 전통 새끼줄을 직접 꼬아볼 수 있는 체험 시간도 마련됐다.
한국민속촌은 이엉에 살고 있는 굼벵이를 직접 잡아 관찰할 수 있는 시간도 제공한다. 헌 지붕에 사용한 묵은 이엉은 습도가 높고 영양이 풍부해 많은 굼벵이가 서식한다. 평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굼벵이를 만나볼 수 있다. 아빠에게는 유년시절 추억을, 자녀에게는 호기심을 선사한다.
한국민속촌은 굼벵이를 소재로 다양한 이벤트도 동시 진행한다.
가장 빠른 굼벵이를 가리는 경주대회 ‘굼벵이 F1 그랑프리’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체험 행사다. 초속 0.72㎝로 이동하는 굼벵이들의 질주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올해는 한국민속촌 인기 조선 캐릭터 거지, 장사꾼, 광년이가 직접 코치로 참가해 굼벵이를 트레이닝한다. 우승 굼벵이를 맞추는 관객에게는 소정의 경품을 증정한다. 한국민속촌은 경기를 대형 TV로 중계해 관람객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왕꿈틀이 선발대회’는 관람객이 잡은 굼벵이 가운데 가장 크고 무거운 굼벵이를 선발한다. 마을 곳곳에 숨어있는 굼벵이 도장을 찾는 ‘굼벵이 스탬프 여행’은 한국민속촌 초겨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사극 속 주인공으로 변신
한국민속촌은 사극 드라마 촬영 명소다. 사실적으로 재연한 조선시대 풍경은 자녀에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한국민속촌은 SBS 드라마 ‘왕과 나’ 촬영 세트장에서 다양한 사극 체험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솟을대문, 안채, 안사랑, 어린내시 숙소, 도자소 등으로 구성한 세트장은 조선시대 내시 사설 양성소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트장 곳곳을 둘러보며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다.
드라마 등장인물이 입었던 각종 의상, 가채, 신발 등 여러 가지 장신구를 착용해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직위와 계급에 따라 구분하는 의복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전통혼례 공연 이후 진행하는 가마행렬을 관람하고 직접 가마를 만져볼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사극 포토존에서는 왕과 나 주인공들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현재 한국민속촌에서는 SBS의 새로운 사극 ‘사임당 The Herstory’ 촬영 중이다. 조선시대 사임당 신씨 삶을 재해석해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영애, 송승헌, 오윤아, 박혜수 등 유명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한국민속촌 홈페이지(koreanfolk.co.kr)에서 촬영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생생한 전통 체험
한국민속촌에서는 선조들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 체험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뱃사공이 노를 저어 강을 유람하는 옛날 나룻배를 탈 수 있는 ‘나룻배 체험’, 한국민속촌 마상무예단과 함께 멋진 기예를 펼치는 말을 타볼 수 있는 ‘승마체험’, 천연재료 치자와 소목으로 손수건을 곱게 물들이는 ‘천연염색 체험’이 준비됐다.
한국민속촌 곳곳에서는 연자방아, 디딜방아, 맷돌돌리기, 키 체험하기, 절구 찧기, 지게 매어보기 등 농가 생활 체험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다듬이질하기, 괴나리봇짐 매기, 똥장군져보기, 애기구덕 져보기, 사판쓰기 등도 마련됐다.
한국 민속촌 곳곳에서는 사또, 망나니, 거지 등 다양한 캐릭터가 관람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관아, 시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관객과 함께 상황극을 연출하기도 한다. 자세한 행사 내용과 프로그램 일정은 한국민속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