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 시장, 저축은행도 가세…기존 캐피털사 무이자 할부 등으로 `맞불`

자동차 할부 시장을 놓고 전통강자인 캐피털사와 저축은행간 격돌이 예상된다.

내년 초 저축은행들이 대거 자동차 할부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캐피털사도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연말 혜택을 쏟아내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해 저축은행들이 대거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10월 금융당국에 할부금융업 등록을 마치고 이르면 내년 1월 상품을 출시한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약관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할부금융팀을 따로 만들고 중고차, 오토바이, 내구재 할부 등 다양한 상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JT저축은행도 내년 초 마을버스 운영 사업주를 대상으로 버스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자동차 시장 외에 영업용 차량 등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개인 신용대출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익다각화 측면 할부 금융을 준비하는 분위기”라며 “캐피털사와 달리 저축은행은 자동차 판매 영업 노하우가 떨어져서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도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은 캐피털사들이 신차, 수입차 시장을 잡고 있어 이미 포화된 상태로 저축은행이 진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영업용 차량, 고가 자전거 등 틈새시장 공략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업계는 저축은행 진입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다양한 금리혜택과 무이자 할부 등으로 신규 경쟁자 출현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연말을 맞아 현대차 8개 차종에 무이자 할부를 추가했다. 현대차 엑센트, 벨로스터, i30, i40, 쏘나타, 쏘나타하이브리드, 그랜저, 그랜저하이브리드에 대해 연말 이자부담 ‘제로’ 프로모션을 진행할 방침이다. 프로모션을 통해 차량 구입 시 최고 271만원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아주캐피탈도 GM, 혼다, 포드 등 12개 차종 최장 72개월까지 연말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선보였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신차, 수입차 리스, 할부 금융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나서는 중고차 시장은 거래가 40만~50만대로 시장이 작다”며 “저축은행은 영업망, 네트워크가 없고 금리도 비싸기 때문에 할부 금융시장에서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