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 한국 32개 상장사·비상장사에 2조 9606억원 투자

중국 자본, 한국 32개 상장사·비상장사에 2조 9606억원 투자

중국 자본이 한국 상장사와 비상장사 32곳에 3조원 가까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게임, 엔터테인먼트,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중국 자본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6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서강대에 의뢰해 조사한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용역 결과 중국 자본의 한국 직접 투자는 1992년 100만달러에서 2014년 11억900만달러로 약 1100배 급증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37.6%나 된다.

중국의 해외직접투자 총액 중 한국 직접 투자 비중은 2004년 이후 하락하다 2007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2014년 6.3%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투자 비중은 2011년 71.1%에서 2014년 87.8%로 증가추세를 보였으나, 제조업 투자비중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올해 9월 말 현재 중국 자본은 한국 상장사 25곳, 비상장사 7곳 등 총 32곳에 2조9606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전체 상장사 투자 기업 중 코스닥 기업만 20곳이나 됐다. 2014년 5곳에 이어 올해 9월까지 15곳에 중국 자본이 투자했다.

주요 투자 업종으로는 게임·인터넷(6곳)이 가장 많았고 엔터테인먼트(5곳), IT(4곳), 유통(3곳), 의료·바이오(2곳), 의류·패션(2곳) 등 순으로 조사됐다.

과거 중국 정부 및 산업계의 해외투자는 에너지, 원자재, 금융 중심이었으나 최근 중국 경제 패러다임 변화로 IT·SW, 제약·바이오, 소비재, 유통 업종 등으로 전환됐다.

투자 형태는 해외 진출 및 브랜드 획득 목적 등에 따라 과거 단순 지분 참여에서 기업간인수합병(M&A) 형태로 변화했다. 25개 상장사에 대한 투자목적은 경영참여(최대주주)가 12곳, 나머지 13곳은 지분 투자로 파악됐다.

게임업체 구름컴퍼니는 홍콩 지분이 무려 72.1%나 됐고 동양생명은 중국 지분이 63.0%, 액토즈소프트는 중국 지분이 51.1%, 룽투코리아는 홍콩 지분이 44.5%나 됐다.

보고서는 중국자본의 한국 기업 투자소식이 알려지면 해당 기업 주가 상승이 상대적으로 뚜렷하고 중국자본 투자를 통해서 재무구조 개선, 신사업 진출 등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될 때도 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에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와 비오이(BOE)의 하이디스 인수 사례처럼 국내기업 기술을 취득한 후 적극적으로 경영개선은 하지 않는 등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투자절차 간소화, 투자승임금액 상향 조정 등으로 중국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중국 민간기업의 상업적 목적 투자(소비재)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에 투자한 중국 자본의 효율적 관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과의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가령 회사 설립부터 증권 시장 상장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는 중국의 ‘스폰서십(Sponsorship)제도’를 이용, 우리 정부가 중국 특화기업 인증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중국 자본의 무분별한 한국 진출을 견제하고 적정회수율을 제공해 상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밖에 한·중 첨단산업 공동 R&D특구 조성, 한국 및 외국계 유턴(U-turn)기업 입주단지 조성 등 방안도 내놨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그간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왔지만 중국자본의 한국투자에 대한 포괄적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구결과를 토대로 중국 자본 유입 추이를 지켜보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대응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자본, 한국 32개 상장사·비상장사에 2조 9606억원 투자

중국 자본, 한국 32개 상장사·비상장사에 2조 9606억원 투자


대전=신선미 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