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개발협의체(SC) 지원사업]산업현장 목소리 정책 반영 소통 `통로` 자리매김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운영해온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SC; Sector Council)가 지난 2004년 출범이후 인력 수요자와 공급자가 수급을 함께 고민하는 협력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월27일 더팔레스호텔서 열린 바이오-나노sc 간담회 모습.
지난 10월27일 더팔레스호텔서 열린 바이오-나노sc 간담회 모습.

설립 이후 지난 11년간 산업별 인력수급 불일치 문제 해소를 위해 현장 애로를 직접 발굴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대표적인 성과를 꼽으면, 지난 2009년 태동한 바이오SC는 바이오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임상실험모니터요원(CRA) 전문가 양성 과정을 도입했다.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취업과 연계한 결과 100명의 인력을 양성했다. 평균 취업률은 70%에 이른다. CRA(Clinical Research Associate)는 임상시험 기획에서 인허가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전문직종이다.

마이스터고 설립도 주도했다. 지난 2011년 바이오분야 최초로 충북 진천에 ‘한국 바이오 마이스터고’를 설립했다. 기획단계에서 기업 발굴 및 교과과정 개발을 지원해 실습매뉴얼을 제공하고 교사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기업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 11월 4일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서 열린 신재생에너지산업SC주도 간담회.
지난 11월 4일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서 열린 신재생에너지산업SC주도 간담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산업특성과 기업의 니즈가 반영된 프로그램을 적재적소에 반영하는 것이 산업별 인적자원협의체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SC 지원사례는 바이오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SC와 조선 SC에서도 볼수 있다.

지난 2012년 출범한 소프트웨어SC는 산업계 수요를 결집해 2013년 국내 최초로 SW마이스터고인 대덕 SW마이스터고 설립을 지원, 올해 개교했다. 현재 두 번째 SW마이스터고인 대구달성정보고 설립을 추진중이다.

소프트웨어 부문 인력양성 로드맵 개발을 통해 SW 인증기준과 평가도구를 개발했다. 17개 직종에 대한 자격을 재설계해 SW 분야 인재 역량 강화와 전문화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0월 자동차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동차(부품)산업 SC인력 간담회.
지난 10월 자동차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동차(부품)산업 SC인력 간담회.

지난 2004년 문을 연 조선 SC는 국제 협력을 통한 고급 인력 양성 지원에 두각을 드러냈다.

국내 조선해양업체 핵심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영국 해양플랜트 우수대학인 뉴캐슬대, 스트라스클라이드대와 연계해 향후 5년간 100명의 석박사급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체계를 구축했다.

부천대 반도체 장비 엔지니어 교육과정 개발 지원(반도체 SC, 2005년 출범)과 철강분야 베이비부머 근로자 대량 은퇴에 대비한 ‘숙련 퇴직자 활용방안’ 마련(철강 SC, 2005년 출범)도 SC가 인력양성 뿐 아니라 인력배분, 활용 전주기적으로 기여한 성과사례로 평가됐다.

SC 지원사업은 산업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인력 수요자와 공급자 간 주요 소통 통로다.

이 사업은 업종별 협단체들을 사무국으로 지정해, 인력 수요자와 공급자 간 지속 협의를 통해 산업별 인적자원 개발 애로요인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SC는 주요 산업별로 업종단체, 대표기업, 관련학계, 전문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되는 민간 주도 인적자원개발협의기구이다.

핵심은 산업계 인력 수요 공급에 있어 양적·질적 불일치를 해소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 기계, IT비즈니스, 전자 등 3개 SC를 시작으로 올해 8월 스마트제조기반기술과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시범 SC 6개를 추가로 선정해 총 24개가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제조업과 IT·서비스 융합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계 수요를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대응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SC간 혹은 국내외 기관 간 협업, 신기술분야 SC 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산업 및 융합산업에 대비해 시범 SC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시범SC로 지정된 분야는 스마트제조기반기술과 에너지신산업 분야다. 현재 시범 SC는 3D프린팅, 빅데이터, 에너지절감,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수요자원거래시장 등의 분야에서 운영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특히, 업종별 현장 의견수렴 채널을 정례화하기 위하여 릴레이 간담회를 개회했다. 약 6주간에 걸쳐 24개 SC(정책지정 18개 + 시범 6개)가 모두 참여해 업종별 현안과 이슈, 정책아이디어를 논의했다.

최근 릴레이 간담회는 고용률 제고, 특히 청년고용 문제 해결과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현장인력 미스매치 해소, 대학 등 산업수요 반영 요구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산업별 인력수요자(기업) - 공급자(대학 등) - 정책담당자(소관부서) 간 긴밀한 대화체계 구축을 통해 현장 문제점을 발굴하고 대안까지 도출, 실제 정책까지 연결시키는 ‘산업인력 정책사다리’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했다.

주요 산업별 공통 이슈를 들여다보면 △고령화로 인한 베이비부머 세대 퇴직 △해외 기술 유출, 대체 인력 부족 △체계적 경력경로 개발 미흡 △전문기술인력 부족 △이에 따른 산업 경쟁력 저하 등이 꼽혔다.

R&D 분야 퇴직 인력들이 국내 재정착 시스템 부족으로 중국 등 후발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핵심 기술이 유출되고, 해외 경쟁사 기술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우려를 샀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조선, 플랜트 등이 대표적인 분야다.

당장 대체 인력이 부족하지만 외국인 대체인력은 비자 문제, 내국인 청년 인력은 병역특례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도 조선과 바이오, 나노 분야 등에서 현안으로 제시됐다.

현장에서는 고부가가치 기술 보유 인력이 부족한 것도 고민거리다. 이의 해결을 위해 퇴직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해외우수기관들을 활용할 수 있는 국내 프로그램 개발을 주문했다.

학교에는 개설되어 있지 않지만 현장에서 당장 필요한 프로젝트 기반 교육프로그램 기획 및 개설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김홍주 산업부 산업인력과장은 “서류상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산업별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고, 인력 공급과 수요 주체들이 직접 만나 입장을 이해하고 대책을 논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하고, “간담회를 통해 발굴된 우수 아이디어에 대해서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도록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며, 향후에도 SC를 통한 바텀-업 의견수렴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 현황 (2015년 11월 기준)

[인적자원개발협의체(SC) 지원사업]산업현장 목소리 정책 반영 소통 `통로` 자리매김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