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40> `미친실행력` 저자를 만나다

지방대 미대 출신에 대외활동 경험이나 토익점수도 없이 실행력 하나로 대기업 10곳에 붙은 ‘미친 실행력’ 저자 박성진씨를 만나보았다.

`미친실행력`의 저자 박성진씨
`미친실행력`의 저자 박성진씨

-자기소개 바란다.

▲어릴 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도박중독,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의 가정폭력, 가정불화로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다. 꿈도 희망도 없이 살다 문득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이든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 때 좋아한 것이 만화책이었다. 그림을 못 그렸지만, 무작정 만화책을 따라 그리기 시작하다보니 미대생이 됐다. 미대에 진학하고 평소 못한다고 생각하던 운동에 도전, 복싱을 5년간 하다 보니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취업도 실행력 하나로 화려한 스펙은 없지만 대기업 여러 곳에 합격해 최종적으로 CU에 입사했다.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무엇인가.

▲절실함이다. 특별한 꿈이 없었다. 꿈은 먼 미래라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은 단기 목표를 세워 당장 실행했다. ‘교수가 되자’ ‘100억을 벌자’ 이런 꿈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바로 실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겠다’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어떻게 취업했나.

▲지방대에 스펙도 없어 이력서에 쓸 수 있는 항목이 하나도 없었다. 억지로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니 남들과 다를 바 없었고, 실행력을 통해 취업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기업 홈페이지를 찾는 대신 신문 스크랩을 했고 기업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 신문기사는 기자가 발로 뛰며 얻은 고급정보라고 생각했고, 기업관련 책은 홈페이지에 없는 정보가 있다. 신문 스크랩을 할 때 처음에는 양도 많고 어떤 부분을 봐야 하는지 잘 몰랐다. 계속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 나중엔 필요한 정보만 빼내서 스크랩을 할 수 있었다.

유통 전문가를 만났다. 유통 쪽에 일하고 싶어 매출이 가장 많은 점포, 최근에 개설한 점포, 마케팅 특색이 있는 점포 등을 알아본 뒤 직접 사업장에 찾아갔다. 매장을 방문해 지하 주차장부터 매장 꼭대기까지 사업장 내부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지하주차장은 왜 이렇게 구성했는지, 각 층에 어떤 브랜드가 입점했는지, 고객은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지, 고객이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매장 점장에게 다가가 매장의 정보(시간·요일·계절별 고객 수, 매출, 상품 구색 등)를 물어봤고 여기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채용설명회도 갔다. 한 시간 전 일찍 가서 부스 설치를 도와주면서 채용설명회 담당자와 이야기를 할 기회를 얻었다. 맨 앞자리에 앉아 인사담당자와 ‘눈맞춤’을 하면서 설명회를 들었다. 모 기업 설명회 도중 인사담당자가 취업준비생에게 기업 신사업에 관한 질문을 했다. 이때 세 가지 질문에 모두 대답했고 인사담당자는 매우 놀란 표정이었다. 이런 것을 위해 신문 스크랩, 현장 방문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인사담당자에게 인정을 받았고 그 기업에도 합격했다.

-현직자는 어떻게 만났나.

▲무작정 매장을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성진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쪽으로 취업을 준비하는데 담당자 분께 저의 궁금한 사항 몇 가지를 물어 볼 수 있나요?”라고 말했다. 만나주지도 않는 사람, 만나주지만 귀찮아하는 사람, 만나주고 많이 도와주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돈과 복지만 보고 유통업계에 오는 것 아니냐고 평가절하 하는 점장님도 있었지만, 어떤 점장은 제 꿈과 열정을 듣고선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취업 비법을 알려 달라

▲기업 및 직무선정에 고민을 많이 했다. 유통 쪽에 관심이 많아 유통업계를 선택했고, 그 중에서 전망이 유망하다고 내다본 편의점 분야를 선택했다. 저는 스펙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와 경험을 보는 기업을 선정했다.

자기소개서는 기업 채용 공고가 뜨기 전에 완성한다. 채용공고가 뜨면 현장조사를 하면서 수정해 나간다. 처음 자기소개서를 쓰면 긍정, 열정, 소통 같은 자기자랑 단어가 들어간 자기소개서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런 것을 다 빼고 경험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주변 사람에게 자기소개서를 보여준 뒤 수정, 다시 보여주고 수정을 반복하는데, 한 개의 자기소개서를 대략 30번 정도 수정한 것 같다.

현직자도 만나봐야 한다. 현직자를 만나야 하는 이유는 기업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그들이 쓰는 용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BGF리테일의 경우 ‘점주·매출·상생·협업·진열대 ·객단가·파워상품·구색상품’ 같은 용어를 많이 쓴다. 이것은 현직자가 아니면 쓰지 않는 단어라 이런 용어를 자소서에 녹여낸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됐다.

-실패한 적이 있는가.

▲실패한 적도 많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생 시절 우유관련 공모전에 나간 적이 있는데 예선 탈락을 했다. 그 때 당시 실패라고 생각했지만 회사에 입사한 후 마케팅 전략을 짤 때 도움이 됐다. 당장 실패라고 생각할 수 있어도 언젠가 그 실패를 바탕으로 또 다른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 해결되지 않는 먼 미래의 고민 때문에 걱정하는 것 보다 책을 쓰고 싶으면 바로 쓰고,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중에는 강사나 교수처럼 학생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취업 준비생에게 해줄 말은.

▲힘든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포기하지 마세요’ 같은 위로가 되는 말 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실행하란 말을 해주고 싶다. 그냥 실행이 아닌 미친 실행을 하길 바란다.

많은 학생이 포기할 것만 생각하고, 먼 미래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을 하면 기적이 일어난다. 먼 미래의 걱정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여러분이 100명 중 99명의 학생이 되지 말고, 당장 실행하는 1명의 학생이 돼 취업이든 직장에 들어가든 각자 위치에서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