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서비스 민간사업자가 나왔다. 지금까지 한국전력 등 대형 관급 발주에 일방적으로 제품만 공급했던 ESS 시장이 선투자 방식의 전문적 운영을 통한 수익 공유형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지 신산업분야 신생업체 윈드시너지는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유한이엔지와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하고 군산산업단지 풍력단지에 3.6㎿h급 ESS를 구축해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달 초 설치공사에 들어가 새해 1월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풍력발전 설비는 날씨나 기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해 효율적 전력 생산과 계통연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ESS를 추가함으로써 기복이 심한 발전용량을 채워주면서, 국가 전력계통에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이 사업에 드는 ESS와 공사비 약 25억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됐다. 현대중공업이 엔지니어링 설계 기술을, 유한이엔지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는다. ESS용 배터리는 LG화학, 전력변환장치(PCS)는 데스틴파워가 각각 공급한다.
공유형 수익모델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연간 만들어낼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규모가 5000~6000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금 회수기간은 금융권 자금 회수까지 다 따져도 6~7년이면 가능할 전망이다. 더욱이 매년 중대형 배터리 가격이 10% 이상 하락함에 따라 투자금 회수 기간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이 사업에서 연간 3억~4억원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개선된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도(RPS)에 따라 REC 가중치를 최고 5.5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풍력발전기 특성과 발전 상태를 고려해 시스템 충·방전량과 시간을 조절하는 기술이 적용됐으며 고효율 PCS 탑재로,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전력계통에 안정적으로 보내게 된다.
오창근 윈드시너지 상무는 “SPC 설립은 우리나라 최초 ESS 민간서비스 사업자 탄생을 의미한다”며 “일방적 제품 공급뿐 아니라 선투자 방식 ESS 운영과 REC 판매로 풍력발전단지와 수익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치뿐 아니라 운영 노하우로 발전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기술고도화로 전문적 운영노하우까지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