켐트로닉스가 차량통신(V2X) 시장에 진출한다. 내년 3월께 자체 개발한 통신 솔루션을 공개한다. 켐트로닉스는 30년 넘게 화학과 전자부품 사업에만 집중했던 회사다.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커넥티드카와 지능형교통체계(ITS) 시장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켐트로닉스는 올해 초 신사업본부 내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V2X 통신을 위한 소프트웨어(SW)·프로토콜 스택 구현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내년 3월부터 잠재 고객사 대상으로 기능을 시연한다.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지금까지 20명 넘는 석·박사급 연구 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조직 규모는 내년 더 키울 계획이다. 연구개발(R&D) 역량은 물론이고 마케팅 역량도 강화한다. 이들 인력은 모두 통신과 칩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켐트로닉스가 개발한 솔루션은 통신 칩을 활용해 실제 V2X 통신을 구현한다. 기본적인 통신 기능만 갖춘 칩 위에 통신 프로토콜과 SW 플랫폼을 얹어 실제 서비스 조건을 갖춘다. 통신칩만으로는 V2X 서비스를 구현할 수 없어 이 같은 중간 과정이 필수다.
켐트로닉스는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반도체 회사와 협약으로 칩을 공급받았다. 칩 이외 나머지 SW와 솔루션은 모두 국산화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다. 국내 업체로서 빠르고 유연한 기술지원 능력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자동차와 ITS 관련 기업이 잠재 고객이다.
V2X는 차대차(V2V), 차대인프라(V2I), 차대사람(V2P) 등 차량과 외부를 연결하는 차량 통신이다. 자동차에 통신 서비스를 접목해 혼잡구간 회피, 교통사고 알림, 추돌사고 방지 등 다양한 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형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정부가 주도하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 역시 V2X가 기반 기술이다.
켐트로닉스는 1983년 신영화학으로 설립 후 30년 이상 화학과 전자부품에만 집중했던 회사다. 기존 사업 영역과 연관성이 적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 신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 대비해 타 산업군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제조업 기반으로 신기술 개발 효과가 크고 새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차량통신을 택한 것”이라며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물론이고 단말기 완제품까지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자동차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