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범위 내에서 전기자전거를 여러대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흥남)은 60W급 자기공명 방식을 이용한 무선충전 시스템을 동양이엔피에 이전했다고 10일 밝혔다.
동양이엔피는 전원공급장치(SMPS) 전문기업이다. 무선충전시스템 소형화 및 패키징을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 시기는 3~5년 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충전거리가 몇㎝ 이내로 제한적인 자기유도방식은 이미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최형도 ETRI 전파기술연구부장은 “자기유도 방식은 2013년 동양이엔피에 기술이전, 현대자동차 맥스크루즈와 산타페 차종 1000대에 적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자기공명 무선충전 시스템은 1m 거리에서도 유선 대비 58% 정도 효율이 나오는 것이 핵심이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상용화 수준을 70% 정도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1.78㎒ 대역 주파수로 기존보다 에너지 밀도가 균일한 충전영역(균일장, Quiet zone)을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거리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충전효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단점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이다.
향후 스마트기기를 공간 내 어느 위치든 일정한 범위에서 여러대 놔둬도 모두 균일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현재 X, Y, Z축 내 3차원 공간 중 한 축을 이용해 충전하는 방식에 성공한 것”이라며 “완벽한 무선 공간 충전으로 가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전기자전거에 우선 적용했다. 양쪽 1m 거리 사이에 키오스크 형태로 송신기 두 대를 놓고 자전거 앞바퀴에 달린 수신기를 통해 충전하는 방식이다. 앞바퀴 휠에 에너지를 수신하는 공진코일을 내장시켰다. 충전되면 집전회로를 통해 전기를 수집, 수신 충전기로 보내 고주파신호를 직류신호로 바꾸게 된다.
ETRI는 전기자전거 배터리 용량을 완충하기 위해선 기존 유선으로 6시간가량 걸렸는데 이 방식은 10시간 정도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를 절반정도인 5시간 내외로 줄일 계획이다.
연구진은 당분간 송신전력을 높이면서 송수신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는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전자파 환경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추가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기자전거, 전동휠체어, 새그웨이 등 이바이크(E-bike) 무선충전에 유용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의하면 무선전력전송 세계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60% 성장해 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 태평양 시장이 전체 세계 시장의 42.5%다.
이 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 ‘100W이하 RF전파에너지 전송 및 재생기술개발’과 ‘무선 E-존 및 다차원 에너지 집적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조인귀 ETRI 생활전파연구실 책임연구원은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핵심원천 기술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지금이 기술개발 및 시장 선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