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이트 해커가 세계 유명 해킹 대회 세 곳을 접수했다. 8월 미국서 열린 세계 최대 해킹대회 ‘데프콘(DEFCON)23 CTF’에 이어 11월 일본 해킹경진대회, 12월 대만 HITCON을 연이어 재패했다.
지난 8월 데프콘 우승을 이끌었던 이정훈·이종호씨를 비롯해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학생 연합팀이 주인공이다. 8월 데프콘23 CTF 우승을 위해 팀을 결성한 후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세계 최대 대회 우승 이후 노하우를 쌓고 자신감을 얻었다. 데프콘 우승 주역은 따로 또 같이 새로운 팀을 만들어 활약했다.
올해 11회인 2015 HITCON CTF는 ‘CyKorKinesis’팀이 우승했다. 대만 산업기술연구소가 개최하고 경제발전부 산하 공업국이 지원하는 대회다. 총 13개 팀이 참여해 상금 1만달러를 두고 대결했다. 이정훈·이종호씨와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해킹 동아리 CyKor가 연합한 팀이다. 이들은 지난 12월 7일 총 4만3869점을 획득하며 2위와 7106점 차이로 우승했다. HITCON 대회에는 데프콘을 두 번이나 우승한 미국 카네기멜론대 PPP를 비롯해 글로벌 해킹그룹이 참여했다.
2011년 고대 정보보호동아리로 시작한 CyKor팀은 11월 트렌드마이크로가 아시아·태평양·일본 지역에서 개최한 해킹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올해 처음 열린 트렌드마이크로 해킹경진대회는 29개국에서 881개 팀이 참여했다. 이 대회 역시 CyKor팀이 420점을 획득했다.
DEFKOR팀은 8월 데프콘 CTF23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DEFKOR팀은 공격과 방어, 관리 역할을 분담해 일사분란하게 세계 해커 공격을 따돌렸다. 대회는 세계에서 4000여팀이 참가했다. DEFKOR는 3년 연속 재패를 노린 미국 PPP팀과 2015코드게이트 우승팀인 중국 Oops팀 등과 겨뤄 압도적 실력을 과시했다.
한국팀의 연이은 성과는 정부와 산학연의 지속적 인재양성 노력 결과물이다. 천재 해커가 양지에서 활동하도록 지원했다. 우수 학생이 보안 전문가가 될 토대를 만들었다. 미래부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과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을 운영 중이다. 3개 대회 우승 인력 상당수가 BoB 교육생과 멘토다. BoB에서 발굴한 인재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로 이어졌다. 사이버국방학과는 설립 4년 만에 이공계 최고 학과로 부상해 우수 학생 지원이 줄을 이었다.
유준상 KITRI 원장은 “국가 차원에서 사이버 보안 인재 양성에 투자해야 한다”며 “차세대 리더가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창조 역량을 발휘하는 기회를 제공하자”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