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 포항공과대학교)이 민간 대학 처음으로 미래창조과학부 공학교육 혁신에 동참한다. 정부가 국가과학기술원을 대상으로 혁신을 선포한 가운데 민간 대학에서도 산학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부 ‘공학교육’ 혁신 취지에 공감하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학교육 혁신이 다른 민간 대학으로도 퍼질지 주목된다.
13일 포스텍에 따르면 오는 16일 열리는 포스텍 이사회에 ‘포스텍 발전 계획(가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포스텍 교육 혁신이 시작된다.
계획안에는 포스텍 전반적인 발전 방안이 담겼으며 △교원 채용 △교과과정 개편 △산·학연구 등이 큰 골자다.
포스텍은 산업계 인력을 교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산업계와 활발한 인력교류로 산업계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하고 산·학 협력 기반을 마련한다. 지금까지 교수 채용시 ‘논문’ 위주로 평가를 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인 인재도 우수 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것과 동등하게 취급한다. 학문적으로 성과를 낸 사람도 훌륭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온 기업 인재 노력도 높게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포스텍 교수도 산업계로 파견 보낸다. 학내 교수들이 다양한 산·학 경험을 쌓고 기업에 필요한 산업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들을 직접 산업체에 보낼 계획이다. 연구년 교수 등을 산업체에 파견시켜 산·학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등 산학 협력 활성화를 꾀한다.
재학생들이 해외 대학 온라인강좌(MOOC)를 들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수강료 지원을 하고, 향후에는 학점 인정까지 계획하고 있다. 스탠퍼드대에서 출범한 코세라(Coursera)에는 현재 140여개 세계 유명대학에서 제공하는 1500여개 이상 강의가 올라와 있다. 세계 1500만명이 수강한다. 이미 MIT와 조지아테크대학 등은 온라인 강좌 학점을 인정하고 정규 학위를 수여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르면 내년부터 학생이 인문·사회·공학 등 다양한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경비를 지원한다. 이후 학점까지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120세까지 살아갈 대학생 개개인의 총체적 역량을 키워야 하며, 포스텍 혁신으로 졸업생이 국부를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며 “공학교육 혁신은 다른 사립대학도 취지에 동감하며 바꿔나갈 것이고 곧 교육방법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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