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 'SW테스팅 심사 모델' 국제표준’됐다

우리나라가 주도한 소프트웨어(SW) 테스팅 심사 모델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5년에 걸친 민관 노력이 국내 SW테스팅 분야 최초 국제표준을 이끌었다.

13일 정부 기관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SW 테스팅 프로세스 심사모델(ISO/IEC 33063)이 국제표준으로 공식 인정됐다.

`제2회 국제 품질·테스팅 콘퍼런스 2015’ 행사 사진
`제2회 국제 품질·테스팅 콘퍼런스 2015’ 행사 사진

ISO/IEC33063은 SW테스팅 표준(ISO/IEC/IEEE29119)을 심사하는 모델이다. 기업이나 기관이 SW품질 테스팅이 제대로 수행됐는지 심사한다. 심사 대상은 테스트 전략 수립, 환경구축, 설계, 실행, 결함관리, 리포팅 등 100여개다. SW테스팅 전 주기가 대상이다. 수준에 따라 레벨1에서 5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심사모델은 2010년부터 논의됐다. SW 품질을 높이는 테스팅 표준은 제정됐다. 하지만 이를 검증하는 모델은 없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여러 나라가 개발을 검토했다.

국가기술표준원과 업체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STA컨설팅 등 관련 업체가 나서 기술동향과 개발 로드맵을 수립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개발 의지를 ISO에 전달했다. 우리나라 권원일 STA컨설팅 대표가 총책임자로 선정됐다. 5년 개발기간 후 결실을 거뒀다.

권원일 STA컨설팅 대표는 “상대적으로 척박한 국내 SW테스팅 환경에서 국제표준을 만들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다양한 산업에서 SW테스팅 심사모델을 활발히 활용, 우리나라 SW 경쟁력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SW테스팅 시장은 3000억원 안팎이다. 선진국은 SW개발 과정에서 전체 예산 30~50%를 테스팅 비용으로 쓴다. 품질관리가 엄격하다. 시장 성장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우리나라 주도 국제표준 제정은 업계에 단비다. 컨설팅, 솔루션 등 연관 산업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TMMi 등 수천만원이 드는 외산 테스팅 심사 모델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개발 모델을 활용하면 최고 10분의 1 수준까지 비용을 줄인다. 국제표준이기 때문에 공신력이 높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SW테스팅 저변을 확대한다.

성과는 향후 SW테스팅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세계 제조, 금융,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SW테스팅을 활용한다. 유럽자동차연합은 자동차 부품사에 SW테스팅 국제표준 준수를 의무화했다. 영국 보건국과 도이치뱅크도 SW를 납품할 때 국제표준에 맞는 테스팅 과정을 준수토록 했다.

SW테스팅 국제표준 활용이 강화된 만큼 심사 모델 수요가 증가한다. 앞으로 세계 유수 기업이 품질검증 과정 심사 시 우리나라가 개발한 국제표준을 적용한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 SW산업은 전반적으로 미국과 유럽 표준과 기술을 따른다”며 “SW테스팅 영역만은 10년 안에 우리나라가 글로벌 리더십을 갖는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장은 “글로벌 기업은 SW개발 비용 절반을 테스팅에 투자한다”며 “우리가 주도한 국제표준 모델이 시장저변을 넓히고 국가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