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은 내년 1월 1일자로 삼성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드’를 이관 받는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4월 시작된 삼성 프로스포츠 구단 4곳 인수가 마무리 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의 역할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제일기획은 이번 이관에 대해 “20여년 간 축적한 스포츠 마케팅 전문 역량과 보유 구단 간 시너지를 활용해 새 사업 기회를 창출, 삼성 라이온즈를 더욱 강력한 명문구단으로 육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축구단, 남·녀 농구단, 배구단 인수는 지난 6월 마무리됐다.
인수배경으로는 ‘스포츠단 역할 변화’를 꼽았다. 최근 국내 프로스포츠 리그 환경 변화에 따라 과거 승패만을 중요시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내년 개장하는 새 홈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의 효율적 운영도 과제로 떠올랐다.
제일기획은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LPGA 골프, 첼시FC 후원 등 세계적으로 스포츠 스폰서십과 관련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왔다. 축구단 인수 후에는 K리그 유료 관중비율 1위 달성, 유소년 클럽 등 선수 육성시스템 강화, 통합 패키지 스폰서십과 브랜드데이 도입 등 마케팅 수익 창출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번 조치로 김 사장은 삼성그룹 스포츠 사업 전체를 책임지게 됐다. 지난해 12월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해당 업무를 맡은 뒤 역할 강화가 예상돼왔다. 국내 프로스포츠단 운영,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빙상경기연맹 회장으로서 지난해 불거진 내부 갈등도 원만히 수습해 조직관리 능력도 입증했다는 평가다.
삼성에게 스포츠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공들여온 사업이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 지위를 획득한 이래 매년 올림픽 최고 파트너(TOP)로서 IOC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장 본인도 IOC 위원으로서 평창올림픽 유치와 같은 국제 스포츠 외교전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이 회장 입원으로 IOC 위원직 행사가 어려운 가운데 김 사장이 이러한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