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가린 클라우드투자 세제혜택…법령 정비 서둘러야

클라우드에 민간 기업 관심이 높지만 세제지원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클라우드 전문 컨퍼런스 모습. <전자신문DB> 및 활용 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클라우드에 민간 기업 관심이 높지만 세제지원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클라우드 전문 컨퍼런스 모습. <전자신문DB> 및 활용 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모호한 세제지원 규정이 민간 기업 클라우드 투자를 막고 있다. 신기술 특성상 클라우드 투자 세액공제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업계 혼선이 불가피하다. 산업 발전에 필수인 민간 기업 투자 유인책 마련이 요구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이 클라우드에 투자해도 다른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와 달리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 세액공제를 적용받기 힘들다.

조특법은 일정 요건에 따라 세액공제·감면과 특례세율 등 조세특례를 규정한 법령이다. 기업 연구·인력개발비, 생산성향상시설,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세액공제 등이 조특법에 근거를 둔다.

이 가운데 연구·인력개발비는 조특법 시행령에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클라우드 보안 기술’이 명시됐다. 생산성향상시설과 에너지절약시설 규정은 그렇지 않다. 새롭게 일어나는 클라우드 투자를 반영하기에 미흡하다. 기존 정보화 투자에 비해 클라우드는 세제혜택을 받기 어렵다.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는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려 투자할 때 해당 금액 약 3%를 법인세에서 공제한다. ICT 분야는 정보화시설과 전기통신설비가 포함됐다. 문제는 클라우드 설비 투자가 이에 포함되는지 모호하다는 점이다. 클라우드는 새로운 유형으로 종전 잣대로 가늠하기 어렵다.

에너지절약시설 적용 여부도 애매하다. 조특법은 기업이 에너지절약시설에 투자하면 생산성향상시설과 동일한 수준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클라우드 도입 장점 중 하나는 에너지 절감이다. 기업이 개별 운영하던 ICT 자원을 가상화해 통합한다. 필요한 자원만 사용해 에너지 비용을 줄인다. 조특법에는 클라우드 설비를 에너지절약시설로 보는 근거가 없다.

기업이 에너지 절감 효과(10%)를 입증하는 방법이 있지만 어려운 일이다. 에너지관리공단 인가도 추가로 필요하다.

세제지원 검토 시 클라우드가 가진 유연성을 어떻게 반영할지도 논란거리다. 기업 내부에 사설(Private) 클라우드 형태로 ICT 인프라를 구축할 때와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 시설에 설치·위탁할 때 세제지원 대상이 각각 모호하다. 명확한 법적 규정이 없다.

강철하 IT법학연구소장은 “클라우드 투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하려면 연구·인력개발비 분야처럼 조특법 시행령에 ‘클라우드’ 용어를 명확히 규정하도록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대상인 정보화시설과 전기통신설비에 클라우드 컴퓨터·소프트웨어·통신설비를 추가 반영해야 한다. 클라우드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입증되면 클라우드 기술이나 설비를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세액공제에 포함시키는 논의가 요구된다.

정부는 지난 9월 클라우드 발전법을 시행하면서 조특법에 따라 조세감면 등 필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조특법에 클라우드 투자 적용을 검토할 근거는 마련됐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협의에 따라 유동적이다. 부처별 이해관계와 기준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를 활성화하려면 민간 기업 자발적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며 “기업 클라우드 투자를 유인하는 차원에서 세제지원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