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스냅드래곤 820 탑재 스마트폰 70종 이상”

퀄컴이 차세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20으로 실적 회복에 나선다.

팀 맥도너 퀄컴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아시아 지역 스냅드래곤 820 공식 발표 행사에서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키로 한 스마트폰이 현재까지 7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11월 미국 뉴욕 출시 행사서 밝힌 숫자보다 10개 이상 늘어난 것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20 탑재 스마트폰 70종 이상”

맥도너 수석 부사장은 “지난 10월 31일부터 스냅드래곤 820 커스터머 샘플(CS:Customer Sample) 선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커스터머 샘플은 시제품 성격의 엔지니어링 샘플(ES:Engineering Sample)과는 달리 더 이상 고칠 것이 없는 실제 양산 제품을 의미한다. 내년 1~2월이면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한 스마트폰 완성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 퀄컴의 설명이다.

중대 기로에 선 퀄컴에 스냅드래곤 820은 굉장히 중요한 제품이다. 퀄컴은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6 시리즈에 스냅드래곤 810을 주력 AP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꺾였다.

퀄컴은 2015 회계연도(2014년 10월~2015년 9월)에 252억8100만달러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4.5%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퀄컴 연간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퀄컴은 그간 세계 각국 연구개발(R&D) 인력을 스펀지처럼 흡수해왔지만 매출이 축소되자 지난 7월 전체 직원 중 15%(약 4500명)를 감원하겠다는 특단의 결정도 내렸다.

시장 기대치도 낮아졌다. 작년 중반기 퀄컴 주가는 70~80달러로 최고치에 이르렀으나 최근 50~60달러로 가치가 떨어졌다. 상당한 양의 퀄컴 지분을 보유한 헤지펀드 자나파트너스는 라이선스와 칩 사업 부문을 분사시켜야 한다고 강력 주장하며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스냅드래곤 820에 개발, 영업, 마케팅 등 전사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는 내년에는 반드시 성장세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스냅드래곤 810은 퀄컴 역사에서 ‘성장세를 이끌지 못한’ 비운의 AP로 기록됐기 때문에 820으로 도약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내년 출시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에 시스템LSI사업부의 엑시노스 8890과 퀄컴 스냅드래곤 820을 혼용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비중이 관건이다.

베이징(중국)=한주엽 기자 powerusr@etnews.com